‘나 홀로 집에’를 대신해 줄 크리스마스 영화 4편

29STREET
29STREET2020-12-04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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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리 세워뒀던 12월 계획을 수정했다. 강약을 휘황찬란하게 오가는 교향곡처럼 디크레셴도와 크레셴도를 반복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니 12월 계획은 오직 하나, ‘집에 있기’다.

이왕 집에 있기로 했으니 크리스마스 분위기나 제대로 느껴볼 생각에 크리스마스 영화 도장 깨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이참에 에디터 RAN이 도장을 깬 영화, 그리고 앞으로 도장을 깰 영화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12월 첫 주인 이번 주부터 주말마다 한편씩 보고 크리스마스이브 또는 당일에 보면 딱 맞도록 4편을 골라왔다. 집 밖은 진짜로 위험하니 다들 집에서 영화 한편 보며 크리스마스를 맞을 준비를 하는 건 어떨까.

크리스마스 스위치 (넷플릭스)
사진=크리스마스 스위치 포스터
주연 │ 버네사 허진스, 샘 펄라디오, 닉 세이거
관람가 │12세 이상
러닝타임 │ 1시간 42분

시카고에서 베이커리를 운영 중인 스테이시. 계획 없이 일을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구남친의 새 연인이 크리스마스 계획을 묻자 홧김에 나갈 생각도 없던 베이킹 대회에 참가한다고 말해버린다. 이렇게 계획에도 없던 베이킹 대회 참가를 위해 런던으로 간 스테이시는 그곳에서 우연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성을 마주친다. 바로 영국 왕실과 결혼을 앞둔 귀족 여성인 마거릿. 정략결혼을 앞둔 마거릿은 스테이시에게 평범한 삶을 경험해보고 싶다며 이틀만 역할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생활을 시작하는데…

조금 유치하고 조금 뻔하지만 이게 또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의 매력이라면 매력. 악역이나 노답 캐릭터 없이 웃으며 가볍제 즐 길 수 있는 영화. 시카고와 런던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홀리데이트 (넷플릭스)
사진=홀리데이트 포스터
주연 │ 엠마 로버츠, 루크 브레이시
관람가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 1시간 44분

명절 때마다 “Fxxing holidays”를 외치는 싱글인 슬론. 아직도 혼자냐는 가족의 잔소리가 지겹던 슬론은 옷 가게에서 우연히 만난 잭슨과 공휴일에만 만나는 이른바 ‘홀리데이 파트너’가 되기로 한다. 두 사람은 추수감사절 등 공휴일에만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엔 점점 미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서로에게 관심 없던 두 남녀가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 코미디 이야기. 하지만 로코는 스토리만큼 주인공들의 케미가 중요한 법. 슬론과 잭슨의 케미가 뻔한 스토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슬론 역의 엠마 로버츠의 매력은 말 할 것도 없고, 잭슨 역의 루크 브레이시는 어딘가 모르게 <토르>의 크리스 햄스워스를 떠올리게 한다. (TMI를 덧붙이면 엠마 로버츠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조카)
폴라 익스프레스
사진=폴라 익스프레스 포스터
주연 │ 톰 행크스
관람가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 1시간 40분

크리스마스이브 날 밤, 산타 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는 소년의 집 앞에 북극으로 가는 ‘폴라 익스프레스’가 멈춰 서고, 소년은 차장의 권유로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탑승한 기차엔 또래 친구들이 가득하다. 소년은 기차에서 만난 친구들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방울 소리가 들리고 산타가 보인다는데 소년에겐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 않는다. 그때 소년의 눈앞에 방울 하나가 떨어지는데…

산타가 아직도 있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은 어른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동명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배우 톰 행크스가 기획하고 직접 목소리로 출연하기도 한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 살려주는 배경과 음악, 그리고 동화 같은 이야기의 3박자가 어우러졌다. 에디터 RAN의 다음 도장 깨기 영화 목록 중 1순위인 영화로, 속세에 찌든 시커먼 마음을 이 영화로 정화시켜 봐야겠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사진=당신에 잠든 사이에 포스터
주연 │ 산드라 블록, 빌 풀만, 피터 갤러거
관람가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 1시간 43분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는 루시는 말 한번 나눠본 적 없는 남자 피터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가 불량배들과 시비가 붙어 플랫폼 철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루시는 위험에 처한 피터를 구해 병원으로 데려간다. 이 과정에서 루시는 피터의 약혼녀로 오해를 받게 되지만 얼떨결에 이를 인정한다. 이렇게 가짜 약혼자 행세를 하게 된 루시는 피터의 가족과도 가까워지는데, 이 과정에서 루시와 피터의 동생 잭 사이엔 묘한 감정이 싹튼다. 그리고 사고 후 잠들어 있던 피터가 깨어나는데…

개봉한 지 20년도 지난 영화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작.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루시가 피터 가족의 크리스마스 홈파티에 초대된 장면은 크리스마스 분위기 그 자체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가족을 통한 사랑의 의미까지 깨닫게 해주는 내용까지도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린다. 산드라 블록의 그 시절 풋풋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건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에디터 RAN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