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11:59] ‘이 시국’에 태국여행 기분 내는 법

29STREET
29STREET2020-11-24 15: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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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날 때마다 포털사이트에 ‘(나라이름) 여행’이라고 검색해서 여행기를 구경하는 취미가 생겼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전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에는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의 밝은 표정이 가득하다. 마스크 쓰고 바깥 활동 하기 시작한 지 아직 1년도 안 됐는데 맨 얼굴로 돌아다니던 그 때가 까마득하게 느껴지니 탄식이 절로 난다.



흐리고 으슬으슬한 날, 우리처럼 이국의 맛을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유로운 시간에는 이렇게 카페 못지않은 감성도 나오는 모양이지만, 점심에는 밖에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꽉 찬다. 사진=팟테이블 인스타그램(@pad_table)
몸은 ‘이 시국’에 묶여 있지만 마음만은 해외여행을 갈구하는 요즘,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해외여행은 ‘맛’으로 떠나는 여행뿐. 이국 음식을 먹으며 상상으로나마 자유를 누려 보고자 회사 근처 태국 음식점 ‘팟테이블’을 찾아갔다. 늦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가게는 만석, 10분쯤 대기해야 했다. 가게가 작은 편이니 4인 이내 소규모 방문을 추천. 실내석과 확장테라스석이 분리되어 있는데 감성을 느끼기에는 테라스석도 좋을 듯 하다.

팟테이블🍤
서대문구 충정로9길 10-7 1층
월~금 11:30~21:00
준비시간 15:00~17:00
010 3006 5647
예약, 포장, 배달 가능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11/24) 이전에 방문하였습니다.

메뉴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가게가 작아 테이블 간 거리두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포장·배달이 가능해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겠다. 다음 번에는 배달주문을 해봐야겠다.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미리 전화로 주문해 놓고 산책 겸 직접 와서 가져가도 좋을 듯. 

식사와 안주가 골고루 있어 점심, 저녁 언제 와도 맞춤형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점심식사가 목적인 에디터 LEE와 BANGDI는 꿍팟퐁커리, 똠얌쌀국수, 칠리시푸드를 주문했다. 



점심식사도 저녁 술자리(지금은 참아야 하겠지만)도 다 가능한 메뉴 구성.
타이(태국)어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음식 이름이 마법의 주문같이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태국음식 이름도 우리나라의 ‘김치찌개’ 처럼 매우 직관적이다. 예를 들어 꿍팟퐁커리는 꿍(새우), 팟(볶다), 퐁(가루) 이라는 뜻이며, 가루 커리와 새우를 넣고 볶아 만든 요리다. 태국 음식 하면 떠오르는 ‘똠얌’은 끓여 만든(똠) 매콤하고 새콤한(얌) 국물 요리라는 뜻이 된다.

이렇게 기본적인 몇 글자를 알아두면 다른 음식들도 대강 감이 온다. 똠얌꿍은 새우(꿍)을 넣고 끓여 만든 매콤새콤한 요리, 팟타이는 타이식 볶음 요리라는 뜻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팟타이는 태국정부가 자국 요리 세계화를 위해 열심히 밀고 있는 메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비빔밥 정도의 위상인 듯. 밥만 먹으면 되지 뭐 그리 궁금한 게 많냐고? 재밌잖아요. 



매콤새콤 입맛을 깨우는 똠얌쌀국수. 고수 많이 달라고 하면 정말 많이 준다.
메뉴판 구경하며 잠시 기다리다 보면 예쁜 그릇에 담긴 식사가 나온다. 화려한 패턴의 도자기 그릇과 나무 접시에 담긴 음식을 보니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태국으로 날아간 것 같다.

이름처럼 매콤새콤한 똠얌쌀국수에는 고기가 넉넉히 올라가 있고 면발은 부들부들하면서도 적당히 씹는 맛이 살아있어 지루하지 않다. 입맛대로 고수를 추가할 수도 있고 뺄 수도 있으니 주문시 편하게 요구하면 된다. 똠얌 하면 생각나는 매콤하고 짭짤하고 새콤한 맛이 다 들어있어 익숙한 맛이다. 으슬으슬한 날씨에 온갖 맛이 다 녹아있는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을 뜨면 저절로 침샘이 활발해진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꿍팟퐁커리. 밥덩이 위에 당근으로 토끼 귀처럼 만든 부분이 귀엽다. 나무 식기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뿌팟퐁커리는 먹어봤지만 꿍팟퐁커리는 처음이었던 에디터 LEE. 계란이 들어가 촉촉하고 보들보들, 부드러운 맛이다. 태국 음식이 으레 그렇듯 단 맛이 제법 느껴진다. 맛 자체는 좋았지만 코코넛밀크 때문인지 뭉근하고 달달한 맛이 나서 입맛에 딱 맞는다고 하기는 어려웠다(에디터 LEE는 디저트를 제외한 음식에서 단 맛이 나는 걸 즐기지 않는 편). 단 맛을 좋아한다면 취향저격 메뉴가 될 듯. 중간중간 씹히는 모닝글로리(공심채) 식감도 좋았다. 



비주얼만 봐도 맛이 상상되는 칠리시푸드. 고소하고 달달하고 매콤짭짤하다. 통통한 새우와 튀김의 조화는 언제나 옳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칠리시푸드는 맥주 안주에 딱 어울리는 음식이다. 얇은 밀가루 반죽을 바삭하게 튀겨내 밑에 깔고, 그 위에 촉촉하게 튀긴 새우와 잘게 다진 야채를 얹은 뒤 매콤달콤한 칠리소스를 탕수육 소스마냥 듬뿍 끼얹어 나온다. 고소한 땅콩분태가 화룡점정. 이미 비주얼만으로도 맥주를 부르는데맛도 달콤 짭짤하다. 저녁에 온다면 꼭 시켜야 할 메뉴. 

맛 💛💛💛💛
분위기 💛💛💛💛💛 
재방문의사 ⭕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