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막을 책임져 줄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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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2020-11-12 15: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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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9시간 4분. 에디터 RAN이 지난 한주 간 휴대전화로만 유튜브 앱을 사용한 시간이다. 유튜브로 뭘 그렇게 보느냐고 하겠지만, 보는 게 아니다. 듣는다. 그럼 뭘 그렇게 듣느냐고 할 텐데, 요즘 남의 플레이리스트 듣는 재미에 빠져 있다.

바로 음악 큐레이션 채널이다. 이렇게 말하니 뭔가 어려워 보이는데, 주제에 맞는 노래를 골라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채널이다. ‘출근길 버스는 타기 싫은데 그루브는 타고 싶어’라는 마치 내 속을 들여다 본 듯 공감 가는 제목을 클릭하면, 내적 댄스를 유발하는 노래들이 연달아 흘러나온다.

그렇게 취향을 저격당하면 누군지도 모르는 모니터 너머에 있는 유튜버와 십년지기 친구라도 된 듯 랜선친밀감이 샘솟고, 그 친밀감은 ‘구독’과 ‘좋아요’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번에 에디터 RAN과 랜선친밀감을 쌓은 음악 큐레이션 채널을 소개해볼까 한다. 



🎵 채널 <마음을통닭통닭>

채널명부터 느낌이 오지 않나. 아 ‘이 사람 센스가 보통이 아닐 것 같다’하는 그런 느낌 말이다. ‘○○파 담그러갈때 막내가 틀어줬던 팝송 모음’이라는 제목을 보고 클릭을 안 할 수가 있을까. 주로 흥을 돋궈주는 플레이리스트가 많고, 대부분 팝송이다. 특히 도입부가 강한 노래들이 많아서 노래 재생 5초 만에 아니다 싶으면 꺼버리는 사람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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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 <지녀 Gnyeo>

‘비가 내리던 그날, 사랑에 빠진 건 아마 내가 먼저였을 거야’. 아무도 모르게 혼자 끄적인 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제목, 들으면 어딘지 모르게 아련해지는 노래들을 만날 수 있는 채널이다. 특히 이 채널은 ‘인트로 장인’이다. 본격적인 플레이리스트가 재생되기 전 나오는 인트로 영상이 인상적이다. 주로 영화의 짧은 클립 영상이 흘러나오는데, 뒤에 나올 노래들의 분위기를 축약해서 보여준다.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모두 있는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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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 <essential;>

뭔가 전문가의 느낌이 나는 채널. 감성이 들어간 제목은 아니지만 대신 직관적인 제목으로 지금 상황에 딱 맞는 노래들을 기가 막히게 들려준다. 월요병 날려버리는 활력 넘치는 노래, 산책 땡기는 산뜻한 노래 등등 간결하지만 정확한 제목으로 플레이리스트를 표현한다. 특히 이 채널엔 대중적인 노래가 많아서 좋다. 익숙함이 주는 힘이란 게 있지 않나. 간혹 ‘나만 아는 노래’라는 콘셉트에 취해 너무 마이너한 취향의 노래만 선곡하는 채널도 있는데, 이 채널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친숙한 노래들을 주제별로 모아 큐레이션 한다. 다만 모든 곡이 팝송이라는 건 살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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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 <김쿡은 너를 보고 웃지>

K-감성으로 채운 플레이리스트가 있는 채널. 팝송만 나오는 플레이리스트에 지친 이들을 위한 노래들이 준비돼 있다. 팝송도 좋지만 귀와 마음에 박히는 가사를 곱씹으며 노래를 듣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플레이리스트가 바로 이 채널에 있다. 영상 속 모든 곡은 국내 가요이며, 가끔 가사 없는 연주곡들도 있다. 무엇보다 요즘 곡뿐만 아니라 지나간 그 시절 노래들이 담겨 있어 반갑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속 주인공으로 기억 조작해주는 1980~90년대 명곡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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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RAN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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