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지금 거기 피나는 거 아니죠?” 브라질리언 왁싱 리얼 체험기

여성동아
여성동아2020-10-17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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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닝을 하려면 먼저 왁싱으로 몸의 털을 제거해야 돼요. 태닝에 방해가 되거든요.”

기자는 8월 4일부터 11월 11일까지 1백일간 몸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11월 12일 마지막으로 보디프로필 촬영까지 할 예정이다. 그런데 구릿빛 피부가 근육을 선명하게 표현하는데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담당 트레이너는 피부가 하얀 편인 기자에게 태닝과 왁싱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왁싱 체험을 하고 있는 이현준 기자.
제모라고는 수염을 면도하는 게 고작이던 기자에게 왁싱은 생소하고 민망한 것. 전신을 면도기로 제모할까 싶었지만 잘못하면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털이 이상하게 자란다는 속설도 무시할 수 없어 왁싱을 하기로 결정했다. ‘생애 첫 왁싱인데, 이왕 할 거면 좋은 곳에서 하자’는 마음으로 손예진, 엄지원, 백아연, 박형식 등 많은 스타들이 다녀갔다는 서울 논현동의 ‘무무 왁싱 스튜디오’로 향했다.
민망함은 잠시, 어느새 몸을 맡기다
왁싱 스튜디오에 도착해 기자의 생애 첫 왁싱을 담당할 휘인 실장을 만나 상담을 받았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기자의 경우 상반신엔 털이 거의 없어 하반신 왁싱(다리 전체‧브라질리언 왁싱)만 하면 된다는 것!

상담이 끝나자마자 시술이 시작됐다. 속옷만 입고 제공된 가운을 입은 상태로 자리에 눕자 휘인 실장이 들어왔다. 가운은 가슴부터 중요한 부위까지만 겨우 가려주는 사이즈여서 무척 민망했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휘인 실장은 “다리부터 먼저 진행할게요. 다리는 발목부터 사타구니까지를 의미하고요, 왁싱 전 피부에 보습을 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라며 다리 구석구석 알로에 젤을 듬뿍 펴 발랐다.

보습이 끝나자 본격적인 왁싱이 시작됐다. 다리에 이용된 왁스는 소프트 왁스. 왁스는 하드왁스와 소프트 왁스로 나뉘는데, 소프트 왁스는 접착력이 강해 다리‧팔‧등과 같은 면적이 큰 부위에 사용하며 하드 왁스는 얼굴‧생식기 등 예민한 부위에 사용한다는 것이 휘인 실장의 설명이었다. “앗 뜨거!” 피부에 닿은 왁스가 생각보다 뜨거워 비명을 질렀다. 따뜻한 왁스를 피부에 바르면 모공이 열리고, 그곳으로 왁스가 들어가 모근을 둘러싸고 굳는다. 그리고 굳은 왁스를 떼어내면 모근이 제거 되며 털이 뽑히는 데, 이것이 왁싱의 원리다.
왁싱 전과 후의 다리 모습. 털이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휘인 실장은 왁스 위에 ‘모슬린 천’으로 불리는 천을 덧댄 뒤(모슬린 천은 소프트 왁스로 시술할 때만 사용한다) 기자의 다리털을 쫙 뜯어냈다. “으악!” 생각보다 아파 소리를 질렀다. “소프트 왁스를 쓰면 좀 아파요. 넓은 면적의 털을 한 번에 뽑는 만큼 더 아플 수 있죠. 아프다는 것은 그만큼 털이 잘 뜯겨나가고 있다는 거예요.” 기자의 비명소리에 휘인 실장은 멋쩍은 듯 웃으며 아픈 이유와 효과를 설명했다.

단발적인 비명과 털 뽑는 소리가 시술실을 채웠다. 기자는 어느새 민망함을 잊은 채 자연스레 몸을 맡기고 있었다. 종아리 앞쪽과 허벅지 쪽 털을 제거하고 엎드려 다리 뒤쪽의 털까지 제거하니 어느새 다리 왁싱이 끝났다. 확실히 매끈해지고 빛깔도 하얘졌음을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안 받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받는 사람은 없다?
‘이제 끝인가’ 싶었지만 아차, ‘메인 코스’가 남아 있었다. 5분간의 휴식 후 이어진 브라질리언 왁싱. 속옷도 탈의하고 다시 누웠다. 잊고 있었던 민망함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휘인 실장은 아무렇지 않은 듯(당연히 아무렇지 않은 것이 맞지만) “중급과 고급 중 어떤 것으로 하길 원하세요?”라고 물었다. 털을 조금 남기면 중급, 완전히 제거하면 고급이다. 잠시 망설였지만 ‘이왕 할 거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고급을 선택했다.

마치 불시에 높은 곳에서 뚝 떨어지는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언제 고통이 밀려올지 몰라 불안했다. 눈 감고 놀이기구를 타면 더 무섭지 않은가. ‘쫘악!’ “끄허억! 실장님 지금 피나고 있는 거 아니죠?” 피가 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고통. “털은 모낭으로 영양을 공급받는데 모낭은 혈관과 이어져 있거든요. 그래서 털을 뽑으면 혈관에 자극이 가서 피가 나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혈흔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일시적 현상이고 정상인 것이니 걱정 하지 않으셔도 돼요” 실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무무 왁싱 스튜디오 휘인 실장이 다리의 털을 제거하고 있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한 번도 안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어요. 우선 위생적이고 쾌적하죠. 여자의 경우 음모에 생리혈이 묻거든요. 또, 털로 인해 습기가 찰 수 있는데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면 냄새와 찝찝함을 모두 없앨 수 있어요.”

생식기 주변의 털을 다 제거했지만 끝은 아니었다. 브라질리언 왁싱은 항문의 털도 제거한다. “다리를 조금 벌려 가슴 쪽으로 드시고 손으로 잡아 고정해주세요.” 지시대로 하니 항문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항문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적은 없었건만. 오래 걸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약 40분이 흘러 브라질리언 왁싱도 끝이 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2차 성징이 나타난 후 처음 보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셀프 왁싱 키트를 이용해 혼자 왁싱할 수 있는 방법까지 배우고 귀가했다. 첫 하루 이틀은 뭐가 뭔지 모르고 지나갔지만 왁싱의 진가는 시간이 갈수록 드러났다. 우선 화장실을 갔다 올 때마다 남던 찝찝함이 사라졌다. 옷을 입을 때도 훨씬 편해졌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미관상으로도 깔끔해져 마음에 들었다. 왁싱은 왜 하는 건가 싶었던 기자도 이유를 알게 됐다. 왁싱은 직접 해봐야 왜 좋은지 알 수 있다. 부끄러움과 아픔을 견딜 충분할 가치가 있음을 보증한다. 아직 망설이는 중이라면 조금 더 무모해져 보는 것은 어떨지.
※왁싱 이모저모 Q&A
생애 첫 왁싱에 궁금증이 많은 기자가 휘인 실장과 나눈 꿀 정보.

Q. 남자들도 왁싱을 많이 하나요.
A. 그럼요. 요즘은 여자들도 관리하는 남자를 선호하거든요. 비율로 보면 여성이 6, 남성이 4 정도 됩니다.

Q. 면도‧레이저 등 타 제모법에 비해 왁싱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면도는 모근을 뽑지 못해서 계속 하면 피부가 푸르스름해지고 모질 개선 효과도 없어요. 레이저는 모근을 태우기 때문에 색소침착이 올 수 있고 비용도 왁싱의 3배에 달해요. 왁싱은 모근을 제거해주면서 묵은 각질까지 제거해 주기 때문에 피부도 부드러워지고 모질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요.

Q. 왁싱은 얼마 주기로 하는 것이 좋나요.
A. 부위마다 달라요. 예를 들어 브라질리언 왁싱은 4~5주, 다리 왁싱은 5~6주예요. 주기를 잘 맞춰서 20~30회 지속하면 영구제모 효과도 얻을 수 있어요.

Q. 왁싱 비용은 대략 어느 정도 되나요.
A. 가게마다 1~3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부위마다 또 다르죠. 브라질리언 왁싱의 경우 보통 7만원에서 15만원까지 해요. 다리는 8만원대, 팔은 6만원대고요. 등과 배는 4만~5만원대, 겨드랑이는 2만~3만원대예요. 다만 남성의 경우 왁싱이 더욱 어렵기 때문에 이 가격에서 2만~3만원 정도 더 추가요금이 발생합니다.

Q. 부작용은 없나요.
A. 스킨탈락이 일어날 수 있어요. 스킨탈락이란 피부가 벗겨져서 파이는 현상을 말해요. 시술자의 실수로 나타날 수 있죠. 또 왁싱을 하면 24~48시간 동안 모공이 열리는데, 이때 사우나‧격렬한 운동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노폐물이 모공으로 침투해서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죠. 꼭 주의해야 해요.

사진 홍태식 장소협찬 무무 왁싱 스튜디오
글 이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