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해봅시다.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 어느 이른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는 재즈 음악을 말이죠. 무겁게 깔리는 트럼펫 소리,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드럼 소리, 재지하고 끈적거리는 보컬의 목소리까지. 이보다 낭만적일 수 있을까요.

사진=GettyimagesBank
지긋지긋한 장마와 폭염이 지나가고 어느새 쌀쌀해진 공기에 이불을 돌돌 말며 눈 뜬 오늘. 하루아침에 성큼 다가온 가을에 어울리는 낭만적인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재즈 알못들도 '아, 이 노래!'하고 알 수 있는 명곡들이니 함께 들어봐요!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 I'm a fool to want you
허스키하면서도 낮은 마성의 목소리, 빌리 홀리데이가 부른 'I'm a fool to want you'.
빌리 홀리데이는 재즈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보컬로 평가받는 가수입니다. 흑인으로 태어나 인종차별을 겪고 이혼에 약물중독까지, 불행으로 가득찬 삶을 살았는데요. 비극적이었던 그녀의 삶이 담긴 보컬은 듣는 이의 감성을 극대화시킵니다.
추천곡은 짙은 호소력으로 노래하는 빌리 홀리데이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선정했습니다. 차가운 가을공기에 쓸쓸해지는 마음과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I'm a fool to want you /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겠죠
I'm a fool to want you / 당신을 원하는 나는 바보겠죠
To want a love that can't be true / 실현될 수 없는 사랑을 원해요
A love that's there for others too/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한 사랑을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 My Funny Valentine
재즈의 여왕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른 'My Funny Valentine'.
역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중 가장 완벽한 기교의 소유자로 불리는 엘라 피츠제럴드입니다. 특히 루이 암스트롱의 영향을 받아 스캣 창법을 적극적으로 구사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원곡자 쳇 베이커의 'My Funny Valentine'이 담담하다면 엘라 피츠제럴드는 좀 더 풍부하고 소울 넘치는 감성이 담겨 있습니다. 비 오는 날 뉴욕 거리에 있는 작은 재즈 바에서 와인을 마시며 운치를 즐기는 모습이 상상되네요.
My funny Valentine, sweet comic Valentine / 내 재미있는 발렌타인, 달콤하고 코믹한 발렌타인
You make me smile with my heart / 넌 내 마음을 다해 웃게 만들어
Your looks are laughable / 너의 모습은 내가 웃을 수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