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풍이 아니라 '찐' 레트로! 수십 년 된 카페들

29STREET
29STREET2020-08-12 1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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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옛 기억을 끌어올려 주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험해보지 못 한 시대의 그림자를 느끼게 하는 ‘레트로’ 콘셉트 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새 것들이 우후죽순 솟아나는 가운데, 진짜 오래된 것들로 채워진 공간이 궁금하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푸근한 그리움과 휴식을 주는 공간, 수도권 ‘찐’ 레트로 가게 다섯 곳을 모았습니다.
혜화동 학림다방 / 1956~
사진=학림다방 인스타그램
사진=학림다방 인스타그램
사진=학림다방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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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모두 변했지만 추억 찾는 손님이 있는 한 학림은 그대로 있지요.” 서울시내 오래된 카페를 꼽자면 단연 첫 손에 꼽히는 유서 깊은 ‘다방’ 입니다. 학림다방은 1956년 문을 열고 6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학가 터줏대감 카페인데요. 시인 천상병, 가수 김광석 등 시대를 풍미한 나그네들이 발걸음했던 학림다방에는 여전히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그때 그 시절’ 메뉴와 LP판 감성, 아늑한 박스식 좌석의 포근함은 여전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크림 듬뿍 올린 비엔나 커피. 쌉쌀한 커피에 달콤한 크림이 조화롭습니다.

비엔나 커피 6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대학로 119, 2층 / 02 742 2877
hakrim.pe.kr
인스타그램 @hakrim_coffee

흑석동 터방내 / 1983~
사진=터방내 인스타그램
사진=터방내 인스타그램
사진=터방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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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지금까지 영업 중인 중앙대 앞 지하다방 ‘터방내’. 30년 전 중앙대 다니던 학생이 교수가 되어 찾아오는 이 다방은 독특한 실내 구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옛날 느낌 물씬 풍기는 간판(붓글씨 같은 ‘터방내’ 글자와 귀여운 커피잔 그림 대비가 인상적)을 보며 벽돌 아치문을 지나 계단을 쭉 내려가면 지하공간 특유의 조금 습하고 서늘한 냄새가 커피향과 섞여 훅 다가옵니다.

내부공간은 그야말로 80년대 어느 날에 시간이 멈춘 듯 어둑어둑합니다. 테이블 위로 길게 늘어진 램프, 벽으로 칸칸이 나뉜 개별 좌석, 벽을 빼곡히 채운 수십 년 간의 낙서들… 코냑 적신 각설탕을 전용 스푼에 올려 불을 붙이고 커피에 타 마시는 ‘로얄 커피’가 명물 메뉴입니다. 앙증맞은 우산 장식이 꽂힌 옛날식 파르페도 인기죠, 일부 메뉴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커피 메뉴는 사이폰 방식으로 추출됩니다. 

카페 로얄 4000원, 파르페 4500원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101-7 / 02 813 4434
caucafe.modoo.at
인스타그램 @teobangne_official

신촌 미네르바 / 1975~
사진=미네르바 페이스북
사진=미네르바 페이스북
사진=미네르바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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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커피 전문점 미네르바. 조금은 촌스럽지만 사랑과 낭만이 넘쳐 흐르는 곳.” 신촌 미네르바 카페 입구에 멋스러운 글씨로 적혀 있는 글귀입니다.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정사각형 격자 모양 창문이 한 쪽 벽을 가득 채우고, 오래된 카페들 특유의 나무 벽과 커피 내리는 사이폰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 기구들이 미네르바의 시그니처 메뉴인 사이폰 커피를 내려줍니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걸리지만 맛은 참 좋다는 사이폰 추출방식으로 내린 커피 한 잔은 1975년 미네르바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온 메뉴라고 하네요. 미네르바 사이폰커피는 한 번 내릴 때 두 잔 분량이 추출되니 두 사람이 함께 가면 딱 좋겠습니다.

사이폰 커피 2잔 1만 4000원
서울 서대문구 명물길 18 / 02-3147-1327
facebook.com/CafeMinerva1975

장충동 태극당 / 1946(1973)~
사진=태극당 인스타그램
사진=태극당 인스타그램
사진=태극당 인스타그램
사진=태극당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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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당은 1946년 명동에서 개업해 1973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터줏대감 빵집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태극당 자체가 카페는 아니지만 레트로 카페 이야기에서 태극당을 빼놓자면 섭섭한 것도 사실이죠. 이 역사 깊은 가게는 2018년에는 을지로점, 2019년에는 인사동점을 추가로 열었습니다. 장충동 본점에는 ‘납세는 국력’ 이라고 새겨진 나무판이 있는데요. 70년대 느낌이 넘쳐 흐릅니다.

위풍당당한 건물에 내부도 대리석과 샹들리에로 호화스럽게 장식된 태극당은 73년 오픈 당시 ‘호텔 급’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지역 명물 취급을 받았다는데요. 카페 공간도 같이 있어서 세대 불문 입맛 저격하는 빵 메뉴들을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로루케익(롤케이크 아님), 야채사라다(샐러드 아님), 단팥빵 등 옛날 그 맛 그대로인 빵을 사 들고 귀가하면 어른들께도 점수 제대로 딸 수 있을 듯.

모나카 2500원, 야채사라다 6000원
서울시 중구 장충동 2가 189-5 / 02 2279 3152
taegeukdang.com
인스타그램 @taegeukdang


에디터 LEE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