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과 초당옥수수, 민초와 시금치가 만나 ‘젤라토’가 됐다

29STREET
29STREET2020-08-07 11: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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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집이 냉면집으로, 옷가게가 카페로 하루 아침에 바뀌는 동네에 살고 있는 에디터 RAN.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르게 휙휙 바뀌어 있는 업종에 가끔 당황할 때가 있는데, 최근 아주 반가운 가게를 발견했다. 바로 젤라토 가게다. ‘날도 더운데 잘 걸렸다’ 싶었다. 그래서 당장 그곳, ‘젤라떼리아 에따(gelateria.eta)’로 향했다.

사진=‘젤라떼리아 에따(gelateria.eta)’ 인스타그램(@gelateria.eta)
홍대입구역 근처 동교동에 위치한 이곳은 오픈한 지 이제 막 한달이 지난 곳이다. 민트색의 외관과 필기체로 쓰여진 가게 이름을 보니 이탈리아 로마 어느 골목에 있을 법한 젤라토 가게 같았다. 사실 로마는 커녕 이탈리아에 가본 적도 없다. 그냥 그 정도로 외관 인테리어가 예뻤다는 말이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민트색이 포인트였다. 여기에 아치형 창문과 빈티지 조명 등을 더하니 아늑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인테리어에 속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거두절미하고 바로 주문에 들어갔다. 가게를 짧게 소개한 글을 보니 이곳은 인공 색소, 향료와 감미료 등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 자연 식재료만을 이용해 정통 이탈리안 자연주의 젤라토를 손수 만든다고 한다. 비건과 반려견을 위한 젤라토도 있다. 한 컵에 두 가지 메뉴가 선택 가능하고, 가격은 5000~7000원. 선택한 두가지 메뉴 중 가격이 높은 것을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쑥(with 초당옥수수)와 스피나치 민츠 초콜릿.
☑ 쑥(with 초당옥수수)

할매 입맛을 가진 에디터 RAN은 ‘쑥(with 초당옥수수)’을 보자마자 ‘이거 주세요’를 외쳤다. 쑥에 초당옥수수 조합이라니 사장님은 배우신 분이 분명했다. ‘쑥(with 초당옥수수)’은 쑥향과 알알이 씹히는 옥수수알이 특징이다. 옥수수는 스팀오븐에 살짝 쪄서 알갱이의 식감은 그대로 유지하되, 풋내를 없애고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사장님은 쌉싸름한 쑥과 초당옥수수를 ‘뽀빠이 과자 속 별사탕’과 같다고 표현했더라. 바로 그거다. 진한 향을 풍기는 꾸덕한 쑥 젤라토와 그 사이 콕콕 박힌 옥수수 알갱이를 한 스푼에 가득 떠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스피나치 민트 초콜릿

도전 정신이 강한 지인은 ‘스피나치 민트 초콜릿’을 택했다. 민초파에게도 생소한 메뉴였다. 민초에 스피나치(시금치)라…언뜻 괴식같기도 하다. ‘스피나치 민트 초콜릿’은 스피아·페퍼·애플 민트 등 총 세 가지 종류의 민트를 일정 비율로 잘 섞어 만든 젤라토로, 연두빛의 색은 인공 색소가 아닌 시금치로 낸 색이라고 한다.

평소 민초는 좋아하되, 풀떼기는 좋아하지 않는 지인의 평은 너무 건강한 맛이란다. 민트맛 40%, 초코칩 덕분에 느껴지는 초코맛 30%, 시금치맛 30%의 비율이라고 설명하더라. 민트와 시금치 맛이 세고, 초코의 단맛은 약하다고 하니 달달한 디저트 느낌의 젤라토를 원한다면 다른 맛을 선택하길 바란다.

첫 방문 때 먹어보지 못한 맛을 먹기 위해 약 2주 만에 다시 이 가게를 다시 찾았다.

크렘브륄레(바닐라+슈가 튀일)와 쑥(with 초당옥수수)
☑크렘브륄레(바닐라+슈가 튀일)

‘크렘브륄레(바닐라+슈가 튀일)’는 마다카르산 바닐라빈과 번트 슈가를 넣어 크렘브륄레를 젤라토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젤라토 위에 얹어진 ‘슈가 튀일’이 포인트다. 튀일은 설탕, 아몬드 슬라이스나 아몬드 가루, 달걀, 밀가루로 만든 얇은 구움과자의 일종이다. 

설탕으로 만든 슈가 튀일 맛은 우리가 흔히 아는 달고나 같았다. 슈가 튀일을 부신 다음 크렘브륄레맛 젤라토와 같이 떠먹으면 된다. 단맛에 단맛을 더하니 핵단맛이 되더라.



잭다니엘 발로나 초콜릿. 사진=‘젤라떼리아 에따(gelateria.eta)’ 인스타그램(@gelateria.eta)
☑잭다니엘 발로나 초콜릿

함께 간 지인이 택한 ‘잭다니엘 발로나 초콜릿’. ‘잭다니엘 발로나 초콜릿’은 잭다니엘 위스키와 과나하 70%의 진한 발로나 초콜릿이 들어갔다. 

1년에 술 먹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에디터 RAN은 살짝 술맛이 느껴졌는데, 지인은 술맛이 안 느껴진다고 하더라. 그러니 ‘술맛’ 때문에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초콜릿맛은 강하다. 꾸덕한 질감에서 느껴지는 진한 초코의 맛. 한 스푼 떠먹으니 카카오의 달콤 쌉싸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외에도 히비스커스 패션후르츠, 로스티드 바나나&코코넛 등 다양한 맛의 젤라토가 있다. 단 고정 메뉴가 아니라 조금씩 바뀐다고 하니, 먹어보고 싶은 맛이 있다면 방문 전 가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메뉴판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평소 꾸덕꾸덕한 질감에 진한 맛을 좋아한다거나, 초코·딸기·바닐라 맛에 질려 색다른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추천한다. 대신 샤베트류 등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엔 아쉬울 수도 있다.

[젤라떼리아 에따]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4길 44
번호 : 02-6053-4222
운영시간 : 화-금 : 12:00 ~ 22:00 / 토-일 : 13:00 ~ 22:00 (메뉴소진 시 조기마감)
*포장 가능(포장 후 이동 시간은 최대 1시간)


에디터 RAN lastleast@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