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해도 괜찮아…없던 기억도 만들어주는 넷플릭스 ‘하이틴’ 영화 3편

29STREET
29STREET2020-07-28 11: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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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니가 셰익스피어이고, 헤밍웨이이던 10대 시절 각종 인터넷 소설(인소)을 섭렵했던 에디터 RAN. 남주의 '내가 네 별이다' 한 마디에 설레던 그 시절의 10대 소녀는 어느새 '퇴근'과 ‘금요일’에만 가슴이 반응하는 3년 차 직장인이 돼버렸다.

하지만 가끔 '남의 연애' 특히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10대의 연애를 보며 대리 설렘을 느끼고 싶을 때가 생기곤 한다.

인기 많은 남주와 평범한 여주가 어찌 저찌 얽힌 뒤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그런 이야기.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클리셰 중에서도 클리셰. 하지만 ‘Classic is the best’라는 말처럼 클리셰에는 클리셰인 이유가 있다. 반복되는 설정에도 때와 장소를 불구하고 먹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

진부한 설정과 유치한 대사에 손발이 오그라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도 있겠지만,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 속에서 그려지는 청춘의 순간 순간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웃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 평범하디 평범한 10대를 보낸 당신도 청춘 영화 주인공으로 기억 조작해 줄 넷플릭스 오리지널 하이틴 영화 3편을 소개해 보겠다.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저 한 넷플릭스 유저가 쓴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키싱부스 (The Kissing Booth)
영화 ‘키싱부스’ 공식 포스터
넷플릭스 소개글 : 첫 키스를 해버린 엘, 그것도 학교의 인기 넘버원하고! 하지만 그는 넘봐선 안 될 사람. 그와 사랑에 빠지면 평생의 단짝을 잃게 된다. 새가슴 엘의 선택은?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엘과 리. 두 사람은 학교 축제에서 모금 마련을 위해 '키싱 부스'를 생각해 낸다. 학교에서 모금 마련을 위해 키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인에겐 SF급 설정이지만, 어쨌든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간다. 여기서 여자주인공 엘은 남사친 리가 아닌 남사친의 형 노아와 '키싱 부스'에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키스'라는 돌발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엘과 리 사이에는 서로 지켜야 할 절친 수칙이 있다. 바로 친구의 가족과는 사귀지 않기. 

절친 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아와 비밀 연애를 시작한 엘. 하지만 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 없다는 말처럼 결국 리에게 들켜버리고 만다. 흔들린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엘. 그녀가 사랑과 우정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 넷플릭스 <키싱부스>에서 확인하길.



영화 ‘키싱부스’ 공식 인스타그램 (@kissingboothofficial)
<키싱부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하이틴 영화 중 가장 하이틴 영화의 정석이 아닐까. 

천방지축 발랄 그 자체인 여주 엘과 츤데레의 정석이자 이 구역의 인기남인 남주인 노아.  '나에게 반하지 않은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같은 유치한 대사를 날리는 남주와 '날 다른 여자와 똑같이 취급하지마'와 같은 말로 받아치는 여주.

또 여주와 남주의 케미는 어떤가.  특히 두 사람의 피지컬 케미는 <키싱부스>를 보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도 회자 될 정도다. 192cm의 장골인 남주 노아와 162cm의 엘의 체격 차이는 보고만 있어도 훈훈하다. 이런 두 사람이 엮이는 데 조금 유치하고 오글거리면 어떤가. 이런 맛에 보는 하이틴 로맨스 아닌가.

영화 ‘키싱부스’ 공식 인스타그램 (@kissingboothofficial)
<키싱부스>는 2000년대 인소 감성을 때려 부은 것 같은 영화지만, 하이틴 로맨스의 정석이라 할 요소에 충실한 영화다. 당신이 만약 10여년 전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을 읽으며 울고 웃었다면, <키싱부스>를 통해 그 감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것. 

#리얼리티 하이
(#Reality High)
영화 ‘#리얼리티 하이’ 포스터
넷플릭스 소개글 : 똑똑하지만 인기는 없는 10대 소녀 대니. 오랜 짝사랑의 관심을 끌게 된 순간, 고난이 시작된다. 내 남자를 낚아채다니! SNS 스타인 그의 전 여친이 맹공을 퍼붓는다.

평범한 소녀 대니, 그리고 대니와는 다른 범주에 속해 있는 셀럽 알렉사와 알렉사의 남자친구 캐머런. 대니는 알렉사와 캐머런이 헤어지게 된 후 캐머런과 가까워지는데, 이를 질투한 알렉사의 계략 아닌 계략에 빠지게 된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소위 ‘잘 나가는’ 알렉사의 무리에 들어간 대니. 화려한 조명의 맛을 알아버린 대니는 알렉사와 함께 SNS ‘셀럽’의 길을 걷게 되면서 소중한 것들을 소홀히 한 채 자신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는데…



영화 ‘#리얼리티 하이’ 공식 인스타그램(@realityhigh)
앞선 영화 소개만으로도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대충 파악이 되면서 머릿속에 결말이 그려질 것. <#리얼리티 하이>는 미국 10대의 SNS 중독과 인간관계를 그린 영화로, 평범한 여주와 인기 많은 남주, 그리고 예쁘고 잘 나가는 서브 여주 간 펼쳐지는 상상 가능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꼽아보자면 주인공들의 비주얼이 아닐까. 사실 하이틴 영화에서 비주얼만큼 중요한 게 무엇이 있겠는가. 특히 하이틴 영화에서 비주얼(특히 남주)이 별로면 보지 못하는 병에 걸린 다수를 꽤 만족시켜 줄 영화라고 감히 말해본다. 



영화 ‘#리얼리티 하이’ 공식 트레일러 캡처.
극중 수영 유망주 다운 피지컬과 까만 피부를 자랑하는 본새 나는 남주 캐머런의 비주얼은 보고만 있어도 미국 고등학교 넘버원 핫 가이 그 자체다. 게다가 하이틴 물에서 빠질 수 없는 여주의 메이크 오버 장면에서 180도 달라진 대니의 비주얼까지. 하이틴 영화에서 보기 드문 흑인 남녀 주인공의 조합은 새로우면서 반갑기까지 하다. 

미국 10대의 연애와 인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 넷플릭스를 켜고 <#리얼리티 하이>를 클릭하길.



영화 ‘#리얼리티 하이’ 공식 트레일러 캡처.
시에라 연애 대작전(Sierra Burgess is a Loser)
영화 ‘시에라 연애 대작전’ 포스터
넷플릭스 소개글 :똑똑하지만 인기 없는 여고생 시에라에게 찾아온 뜻밖의 로맨스! 매력적인 소년 제이미와 달콤한 문자를 주고받는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아, 전화번호가 바뀌었구나!

<시에라 연애 대작전>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시에라와 이와 반대로 예쁜 외모만 가진 베로니카의 이야기다. 시에라에게 내심 자격지심을 품고 있던 베로니카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남학생 제이미에게 자신의 전화번호 대신 시에라의 번호를 넘겨준다. 그렇게 제이미와 문자를 주고받게 된 시에라. 시에라는 점점 제이미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가 자신을 베로니카로 잘못 알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제이미와의 '사이버 썸'을 이어가던 시에라는 베로니카를 찾아가 특별한 제안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공조. 시에라는 베로니카의 과외 선생님으로 활약하고, 베로니카는 시에라를 대신해 제이미와 영상 통화를 해주며 둘의 관계를 발전시켜 준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던 시에라와 베로니카 사이에는 어느새 우정이 싹튼다.

하지만 시에라는 베로니카에 대한 질투와 오해로 베로니카를 곤경에 빠뜨리고, 이 일로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간다. 시에라는 베로니카와의 관계를 풀 수 있을지, 그리고 '베로니카'라는 가면을 벗고 제이미와 직접 마주할 수 있을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영화 ‘시에라 연애 대작전’ 공식 트레일러 캡처
영화 ‘시에라 연애 대작전’ 공식 트레일러 캡처
SNS로 실시간 방송도 가능한 21세기에 웬 '문자 친구’인가 하겠지만, 요즘 같은 외모 지상주의 시대에 목소리로만 상대와 교감한다는 점에서 나름 교훈적이다. 또 앙숙이었던 시에라와 베로니카가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며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에서 하이틴 장르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청춘의 성장을 본 듯하다. 로맨스도 빠지지 않는다. 문자 메시지 한 통에 설레하는 시에라와 제이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풋풋한 감정은 화면 너머에 있는 이에게까지 전달되는 듯하다.



영화 ‘시에라 연애 대작전’ 공식 트레일러 캡처
문자 메시지 한 통에도 즐겁던 그 시절, 용기가 없어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누군가'가 생각난다면 <시에라 연애 대작전>을 통해 그 마음을 다시 떠올려 보길. 

단, 이 영화에 대한 악평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유의하길. 시에라의 고구마 먹은듯 답답함과 다소 이해가지 않는 행동을 보고 있으면 설렘보다 답답함에 가슴을 칠지도 모르니 말이다.

에디터 RAN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