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갬성 가득 에그슬럿, 서울에서도 맛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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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2020-07-08 17: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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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에그슬럿에서 맛본 샌드위치
미국 라스베가스 에그슬럿 매장에 길게 줄 서있는 사람들
2018년 인생 첫 미국 서부 여행을 계획하던 에디터 LYNN. 완벽한 여행을 위해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을 여기저기 물어보며 다녔다. 그때 한 지인이 여긴 진짜 인생 맛집이니 꼭 가서 먹어보라며 추천해 준 곳이 바로 '에그슬럿(Eggslut)'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약 30분 정도 줄 서서 어렵게 맛봤던 기억이 남아있다.

소문의 에그슬럿, 드디어 국내 입점!
SPC 삼립 제공
그리고 10일, 삼성 코엑스에 그 유명한 에그슬럿 국내 1호점이 오픈한다. 미국의 또다른 유명 수제 버거 브랜드 '쉑쉑버거'를 한국에 론칭한 SPC그룹의 작품이다. 브랜드 운영은 자회사 SPC삼립이 맡았다.

제조설비, 레시피, 원료 등을 미국 에그슬럿 LA 본점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해냈다고 한다. 과연 현지에서 먹어본 맛과 얼마나 똑같을지 궁금했다. 마침 미디어 시식회가 열려 에그슬럿 국내 1호점에 방문했다.

SPC 삼립 제공
도착해보니 미국 매장과 비슷한 인테리어지만 훨씬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으로 바(bar) 형태로 가볍게 먹고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미국과는 다르게 어느정도 한국의 정서가 반영된 느낌이었다. 매장 중앙 벽에 노란 네온 사인으로 적힌 eggslut 글씨가 인상적이었다.

오픈형 키친도 눈에 들어왔다. 이 역시 미국 매장과 동일한 인테리어였다. 한눈에 조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구조로 청결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음식을 기다리며 제조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줄 서서 먹는다는 그 에그슬럿, 직접 먹어보니
에그슬럿의 대표 메뉴 페어팩스(FAIRFAX)와 슬럿, 오렌지주스를 주문했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 귀여운 유리병에 담긴 슬럿과 가지런히 놓인 바게트 빵, 샌드위치 속 가득 담긴 에그까지, 일명 사진빨(?) 잘 받는 샌드위치였다. 현지에서 먹었던 비주얼과 다를 게 없었다.

먼저 페어팩스 샌드위치를 맛봤다. 페어팩스 샌드위치는 스크램블드에그와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 스리라차마요를 얹은 샌드위치다. 햄버거와 비슷한 비주얼이지만 패티나 양상추 등의 재료는 빠졌다. 한 입 크게 무니 스크램블드에그가 듬뿍 들어왔다. 이 계란이 맛의 핵심이다. 입 안 가득 찬 계란이 벨벳같이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아, 이래서 에그슬럿이 유명하구나'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맛은 '단'과 '짠'에서 '짠'에 더 가까운 맛이었다. 고소하면서도 짭쪼름했다. 국내 에그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과 비교하자면 에그드랍의 계란이 좀 더 달았다. 치즈의 짠맛이 더해져 에그슬럿이 좀 더 짜게 느껴졌다.

브리오슈 번 역시 속이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빵과 에그, 소스의 조화가 좋았다. 특히 핫 소스의 일종인 스리라차에 마요네즈를 섞은 스리라차마요 소스의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중화시켜줬다(그래도 하나를 다 먹기에는 조금 느끼했다).

다음으로 슬럿을 먹어봤다. 슬럿은 으깬 감자와 수비드 방식(밀폐된 곳에 음식물을 넣고 저온에서 천천히 가열하는 방식)으로 익힌 커들드에그(Coddled egg, 수란)를 바게뜨에 얹어 먹는 메뉴다. 포테이토 퓌레와 커틀드에그가 걸쭉한 질감이 만들어질 때까지 잘 저어준 뒤 먹으면 된다.

슬럿이 담긴 유리병이 따뜻해 기분이 좋았다. 걸쭉해진 슬럿을 한 입 떠먹으니 입안에서 녹아내렸다. 매우 부드럽고 따뜻한 감자 수프를 먹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조금 짰다. 미국에서 맛 본 슬럿이 너무 짜서 한국에 들어오면 덜 짜지 않을까 싶었는데 본토의 맛과 똑같았다. 함께 나오는 바게트 위에 얹어 먹으면 그나마 덜 짜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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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에서 맛보고 가장 충격받은 것은 오렌지 주스였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도 과연 그 맛을 유지할 수 있을까'했는데 놀랍게도 유지했다. 시지 않고 상큼한 맛에 달달함까지 가미됐다. 시중에 파는 오렌지 주스보다 확실히 신선했다. 오렌지 주스 맛집으로 인정한다.

한 번에 2만 원? 가격 실화냐
국내 에그슬럿 1호점, 미국 본토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가격이다. 대표 메뉴 페어팩스가 7,800원, 슬럿은 6,800원, 거기에 오렌지 주스까지 마시면 5,500원으로 합계 2만 원이 넘는 가격이다. 샌드위치 메뉴 중 가장 비싼 것은 무려 14,800원이다. 세트 메뉴도 따로 없어 단품으로 하나하나씩 시켜야 한다. 물론 미국 현지 가격에 비해선 저렴한 편이지만 '이 가격에 먹어야 할까?'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또한 에그슬럿은 주문 즉시 조리하기 때문에 음식을 기다려야 한다. 미국에서도 줄 서서 먹는 샌드위치 집으로 유명할 정도다. '패스트푸드=빨리 나온다'의 공식이 확고한 빨리빨리의 민족, 한국 사람들이 그 기다림마저 유쾌하게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찌 됐든 소문의 에그슬럿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미국 본토의 갬성을 서울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니까. 코로나 시국으로 언제 또 미국 여행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지금, 지난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며 코엑스에서 LA 갬성을 즐길 수 있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1층
운영 시간/ 평일 오전 8시 ~ 오후 10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 ~ 오후 10시

에디터 LYNN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