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침대에서 나오기 힘들면 '명상 앱'을 켠다

29STREET
29STREET2020-06-04 15:23:33
공유하기 닫기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기상시간을 오전 5시대로 앞당겼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좀 익숙해질까 싶었는데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날 유튜브 ‘마보 mabo’에서 ‘침대에서 눈뜨자마자 하는 짧은 명상’이라는 영상을 보게 됐다. 청명한 목소리로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이 영상은 놀랍게도 아침을 개운하고 맑게 만들어줬다. 게다가 잠을 자는 동안 뭉친 곳이 없는지 살펴주고,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마인드 셋까지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은혜로운 영상을 만든 ‘마보(마음 보기)’가 운영하는 앱이 궁금해졌다.
마음 보기 앱 ‘마보’
'마보' 앱 캡처
마보 앱은 오디오 스트리밍 시스템이다. ‘마보 지기’인 유정은 대표가 차분한 목소리로 명상을 유도한다.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일기쓰기 명상’ ‘면접이나 발표를 앞두고 떨릴 때’ '회의하기 전에'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가 있다. 가수 자이언티의 '꺼내먹어요' 처럼 상황에 맞는 명상 오디오를 틀 수 있다.

마보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전문가들의 의견이 더해진 심리 콘텐츠가 담겼다는 점이다. ASMR이나 힐링 음악에 치중되어 있는 명상앱이 많은데 마보는 콘텐츠 내용에 정성을 들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는 한국어 기반이라는 거다. 마보가 나오기 전에는 대부분 영어 기반이라 한국인에게 어려움이 있었다. 
세 번째는 종교색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거다. 마보는 구글 엔지니어 차드 멍 탄(Chade-Meng Tan)이 직원들을 위해 만든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한 거다. 이 프로그램은 종교적인 색채를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연구된 것만 쓴다고 한다.

마보를 다운로드하고 가입을 했다. 그러자 자동으로 7일 무료체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마보는 정기구독 기반 서비스이다. 한 달에 45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1년 구독료는 2만8000원(월 2300원 꼴)이다. 보통 구독 기반 서비스는 신용카드 등록을 해야 무료체험이 가능한데 마보는 그런 절차 없이 곧바로 무료체험 모드가 되었다.
7일 체험 결과는?
무료체험 기간인 7일 동안 마보를 사용해 봤다. 기상할 때, 아침에 일기를 쓸 때, 밥 먹을 때 등등 적절한 명상 파일을 찾아 청취했다. 앱 홈에는 ‘기분별 마음보기’ ‘상황별 마음보기’ 등 필요에 따라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이 되어 있어 처음부터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유정은 마보지기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침대에서 눈뜨자마자 하는 짧은 명상’은 알람 대신 듣고 싶을 정도였다. 또한 가끔씩 느끼는 불안이나 부정적인 감정은 이상한 게 아니라는 안심을 시켜주었다. 마보지기의 가이드를 따르다 보니 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걸 느꼈다. 

마보의 '숙면유도 콘텐츠'가 특히 기대됐다. 마보를 알기 전부터 유튜브에서 백색소음이나 수면 명상 영상을 틀어놓으면 금방 잠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보의 수면 유도 명상은 기대 이하였다. ‘몸에 힘을 빼세요’ 등 여러 가이드를 주는데 말과 말 사이에 오디오가 비는 부분이 있다. 그때 잠이 들었다가도 다시 마보지기의 목소리에 놀라서 깨는 거다. 사실 마보는 음질이 좋은 편이 아니다. 목소리는 다정하지만 음질은 거칠기 때문에 잠을 자는데 효과적이진 않았다. 이것이 마보를 구독하지 않은 이유이다. 만약 마보가 설비에 투자해 음질 퀄리티를 높인다면 정기구독을 할 의향이 있다. 

에디터 YOUNG kimga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