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에게 위로가 되는 음식이 있나요?

바이라인2020-05-06 09: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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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스틸컷
음식에는 치유의 힘이 있어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여주인공이 엄마의 빈자리를 요리로 채워나갔던 것처럼 말이죠. 안락의자처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추억의 맛. 누구나 그리운 맛이 있을 거예요.

저에게도 위로음식이 있어요. 타이트했던 의대생 시절을 견디게 해준 건, 갓 구운 빵이었어요. 베이커리 진열대 위에 갓 구운 빵이 놓이면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어요. 그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을 한 입 떼어 먹으면 모든 걸 견딜 수 있었거든요. 위로음식(Comfort Food)이란 이런 거예요.

몸과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음식
위로 음식은 단순히 영양소를 섭취하는 데 그치지 않아요. 혀의 미각, 코의 후각을 통해 기억의 저장소인 해마hippocampus에 그 맛의 감동을 전달해주죠.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하나로 유년의 기억을 되찾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기억의 소환을 ‘프루스트 효과’ 또는 ‘마들렌 효과’ 라고 부른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이런 위로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죠. 위로음식까지 금지하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억압하면 폭발한다는 사실! 먹고 싶은 걸 참으면 결국 더 많이 먹게 된답니다. 어떤 분은 라면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꾹 참고 참다가 결국엔 생라면을 우걱우걱 먹으며 잠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은 ‘위로음식’으로 나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해요. 다이어트 기간 중이라도 말이죠.

오늘은 실컷 먹고 내일부터는 먹지 않겠다는 생각은 실패하는 다이어트의 지름길이에요. 그런 생각은 본능의 뇌와 이성의 뇌를 싸우게 하는 다이어트 강박을 가져와요. 다이어트에 금기 음식을 떠올리는 순간, 본능의 뇌는 더 강한 집착을 가져오죠. 이를 심리학에서는 ‘파란 코끼리’라고 하는데요. 파란색 코끼리를 한번 머릿속에 떠올려보세요. 처음에는 ‘무슨 파란색 코끼리가 다 있지?’ 하며 상상해볼 거예요. 그러다 어느 순간 파란 코끼리를 의도적으로 머릿속에서 지워보세요. ‘파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고 통제하면 할수록 파란 코끼리는 점점 더 강하게 떠오르게 돼요.

다이어트 강박은 식욕을 더 자극하게 됩니다. 다이어트 스트레스를 유발하니까요. 이럴 때 위로음식으로 나에게 보상을 해주면 어떨까요? 식욕을 며칠간 꾹 참다가 또 폭발하는 요요현상을 반복해서 뭐하겠어요.

- 유은정, <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