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함께해요...‘위드 미’ 콘텐츠 열풍

동아일보
동아일보2020-03-31 10: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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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 강사 강하나 씨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50분짜리 스트레칭 영상. 강 씨는 “대부분의 홈 트레이닝 영상은 분량이 20∼30분으로 짧은데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운동을 하다 만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아 이 영상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강하나 씨 제공
“코로나로 다들 운동 못가시죠? 저도 수업을 못하고 있어요. 한 시간 수업하는 것처럼 온몸 구석구석 할 수 있는 운동을 알려 드릴게요.”

34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강하나 스트레칭’의 강하나 씨(36·여)는 27일 ‘홈트족들 모두 모여!’라는 제목의 ‘홈(home) 트레이닝’ 동영상을 올렸다.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스트레칭 강사로 일하는 강 씨는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 법을 알려주는 20∼30분짜리 콘텐츠를 주로 올렸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중 헬스클럽, 문화센터 등이 운영을 중단하자 실제 수강생에게 개인트레이닝(PT)을 해주듯 50분짜리 콘텐츠를 만든 것이다.

강 씨는 “수강생과 구독자를 위해 수업 내용 그대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집에서 단시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고강도 운동 콘텐츠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에는 ‘운동 못한 지 두 달쯤 되니 스트레스도 쌓이고 몸도 무거웠는데 영상대로 따라하니 몸이 가뿐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동영상을 보며 따라할 수 있는 ‘위드 미(With Me)’ 콘텐츠가 인기다. 그동안 공부, 운동, 화장, 출근 준비 같은 일상을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던 유튜버들이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장되자 위드 미 콘텐츠를 통해 ‘랜선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부쩍 많아진 콘텐츠는 ‘스터디 위드 미(study with me)’다. 중간, 기말고사를 앞둔 대학생이나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은 자신의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영상을 많이 올렸다. 하지만 개강이 미뤄지거나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온라인 강좌를 듣고 과제를 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온다. 고려대 연세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연고티비’는 27일 ‘개학이 미뤄져도 공부는 미룰 수 없으니까’라는 제목으로 학생 6명이 24시간 릴레이로 공부하는 영상을 올렸다. 조회 수는 18만 회를 기록했다.

대학생 이수민 씨(22·여)는 “집에서 공부하려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온라인 강의도 자꾸 미루게 된다”며 “연고티비 공부 영상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콘텐츠를 틀어놓고 함께 공부하면서 리듬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자은 씨가 올린 ‘달고나 커피 만들기’ 영상도 인기 있다. 김자은 씨 제공
4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1000번 젓는 ‘수플레’ 같은 ‘쿡 위드 미(cook with me)’ 콘텐츠도 열풍이다. 달고나 커피는 설탕 우유 커피가루를 수백∼수천 번 저어 생긴 거품을 우유나 물에 타 먹는 것으로 올 초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인기가 높아졌다. 달고나 커피나 수플레는 원래 핸드믹서로 거품을 만드는데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찾다 직접 젓는 일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외국인들도 ‘dalgona coffee’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리며 동참하고 있다.

과자 등을 굽는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 ‘자도르’의 김자은 씨(34·여)가 6일 올린 ‘오조 오억 번 저어 만든 달고나 커피’는 30일 현재 조회 수가 426만 회다. 김 씨는 “열흘 전까지만 해도 40만 회 정도였는데 최근 해외 유입자가 급증했다”며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이 많아지면서 적은 재료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영상이 확실히 조회 수가 많다”고 말했다. 김 씨가 올린 계란 노른자를 수백 번 저은 뒤 커피 위에 올려 마시는 ‘에그 커피’ 영상도 일주일 만에 조회 수가 47만 회를 넘었다.

위드 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유튜브는 아예 ‘위드 미’ 콘텐츠를 엮어 소개하는 ‘#집에서 함께해요’ 캠페인을 시작했다. 유튜브 코리아 채널에는 ‘#집에서 함께 요리해요’, ‘#집에서 함께 운동해요’, ‘#집에서 함께 음악 들어요’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가 소개됐다.

온라인에서는 마스크 확보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의 실제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유행이다. 간접경험 위드 미 콘텐츠인 셈이다. 가정에서 마스크를 확보해 가족에게 제공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마가장(마스크 가장)’ 콘텐츠는 마스크 구매 사진과 함께 “제가 마가장이라 오늘도 마스크 구하러 다닌다”는 글이 올라온다. ‘마집(마스크를 파는 집)’은 마스크 구매처에 맛집처럼 길게 줄이 늘어선 상황을 빗댔다. 인기 유튜버 ‘허팝’의 마스크 구매 경험담을 다룬 동영상은 조회 수 56만 회를 기록했다.

김재희 jetti@donga.com·김기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