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화재 수리 기술자들

바이라인2020-03-09 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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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기술을 통해 문화재를 복원하는 문화재 수리자의 세계
복원된 숭례문 /문화재청 제공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옛 선조가 남긴 훌륭한 문화유산은 소중하게 후손들에게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는 오랜 세월과 풍파 속에서 훼손되기도 한다. 작년 4월,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준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사건이 그렇고, 우리에게는 2008년 불타버린 숭례문이 그렇다.

훼손되거나 사라진 문화재는 수리하거나 아주 새롭게 복원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하지만 옛 문화재는 현대의 일반적인 기술과는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진 과거의 유산이다. 때문에 원형을 다시 그대로 재현하고 계승시키기 위해서는 당시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완벽한 복원을 위한 특수한 기술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만약 개인적 방법과 기호로 수리를 진행한다면 오히려 훼손이 더 심해지거나 원형과는 다른 모습이 나올 위험이 크다. 때문에 국가가 직접 기준을 정하여 만들어진 자격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문화재를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교육과정과 자격을 준비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국가자격증, '문화재수리기능자'와 '문화재수리기술자'

먼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직접 시행하고 발급하는 국가자격증인 '문화재수리기능자'와 '문화재수리기술자'가 있다. 이 자격증은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하여 1971년 첫 시험이 시행됐으며 2018년 기준 약 9139명(문화재수리기능자), 1899명(문화재수리기술자)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수리기능자는 문화재수리기술자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기능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반면 문화재기술자는 기술적 부분은 물론이며, 규모가 큰 사적과 건축, 토목, 조경까지 아우른 전체적인 현장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큐넷 참조
문화재수리기능자는 실기와 면접으로 나누며, 종목은 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총 24종목으로 아주 다양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큐넷 참조 *2020년부터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으로 대체됨/ 최상혁 기자
문화재수리기술자는 1차 필기와 2차 면접으로 진행되며, 종류는 보수, 단청, 실측설계, 조경, 보존과학, 식물보호 6개로 나눈다. 이중 하나의 종목으로 응시하면 된다. 필기 과목은 공통과목인 문화재관련법령, 한국사와 나머지 전공과목 3가지를 치뤄야 한다.

2019년 문화재수리기능인 양성과정 /문화재청 제공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양성하는 '문화재수리기능인'

한편,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에서는 경력자 혹은 자격증 취득자를 대상으로 '문화재수리기능인'을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개설 및 운영하고 있는 이 교육 과정은 1년 기간의 비학위 실기과정으로 진행한다.

교육은 기초과정(옻칠, 소목, 단청, 배첩, 도금, 철물, 모사), 심화과정(옻칠, 소목, 단청, 배첩, 철물, 모사, 보존처리), 현장위탁과정(한식석공, 한식미장, 번와와공, 제작와공, 대목, 드잡이, 구들, 석조각) 3가지 과정의 22개 종목이다.

기초과정과 현장위탁과정의 입교 자격은 문화재수리 현장에 종사하고 있거나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증을 취득한 자여야 한다. 또한 심화과정은 3년 이상의 경력 및 기초과정 또는 타 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여 상당한 수학 능력을 인정받은 자여야 한다. 지금까지 이 과정으로 약 621명이 수료했다. 특히 2018년 기준으로 입교생의 52.4%인 199명이 문화재수리기능자를 취득했으며, 수료생의 64.5%인 322명이 관련 진로를 택하고 있다.

교육과정 및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은 현재 문화재수리 보존의 다양한 현장에서 뛰며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작품 활동에도 나서 공방을 운영하거나,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과 같은 문화재 공모전에 출품하여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문화재수리협회 한국문화재수리기술자협회 등을 결성하여 함께 힘을 모으기도 한다.

2018년 문화재수리기능인 교육현장 옻칠과정 /문화재청 제공
2018년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복궁 단청 연필' /전태진, 전태인 作
전통문화와 한류를 선도할 자랑스런 전통 기술인들

이렇듯 문화재수리복원은 다양한 자격증과 교육과정이 존재하며, 교육을 마친 기능인들이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하고 있다. 물론 문화재 수리 기술자들의 고령화 문제, 최근에도 불거지고 있는 부실시공 문제 등의 실태도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 문화재수리기능인 양성과정 교육생의 평균연령이 점점 낮아져 현재 30대 중반에 이르러 점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감성을 갖춘 청춘들이 전통 공예 기술을 현대와 맞춘 새로운 물건을 내놓는 경우도 많아 경쟁력있는 문화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기도 하다.

문화재청 역시 문화재보수정비 관련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다. 올해 예산은 작년보다 약 929억 늘어난 6788억 원이며 이 예산을 방재, 지자체 보수정비 지원, 궁능 관리 등에 투입하기로 하였다. 특히 이 중에서 '문화재돌봄사업'은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올해는 전국의 국가지정, 시도지정 뿐만 아니라 비저정을 포함한 8,126개의 문화재를 문화재수리기능자 210명 등을 포함하여 보수 업무를 진행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문화재돌봄사업은 작년보다 539개소가 늘어난 8126개소의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비지정문화재를 보호하고, 문화재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각 지역 23곳 돌봄사업단에서 문화재수리기능자 210명을 포함한 상시인력 73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얼마나 문화재가 잘 보존되어 있느냐는 문화 선진국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교류가 늘어나면서 해외 문화재 수리와 보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문화 산업과 콘텐츠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문화재수리는 그 가치가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