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번으로는 안돼...4000번 저어 만든 '달고나 커피', 대체 무슨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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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STREET2020-03-05 14: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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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달고나커피 갈무리
홈 카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다. 거창한 장비 없이 팔 근육과 인스턴트커피만 있다면 시중 카페에 버금가는 '달고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KBS2 예능 '편스토랑'에서 배우 정일우가 마카오 여행 중 주문한 아이스커피 레시피가 화제다. 식당 점원이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을 넣고 물을 몇 스푼 추가해 400번 가량 저었는데, 녹을 줄 알았던 커피가 연한 황토색의 크림 형태로 변했다. 커피를 맛본 정일우는 "학교 앞에서 팔던 달고나 같다"고 표현해 일명 '달고나 커피'로 국내 누리꾼들에게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팔 근육을 활용해 400번을 젓는 방법부터 포크에 드릴을 꽂아 돌리기까지 각양각색으로 풍부한 거품 만들기에 도전하고 나섰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라기에 공신력 있는 '곰손'이 직접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카누,맥심 모카골드, 우유, 설탕,다이소 전동 거품기, 건강한 팔뚝과 혹시 모를 근육통에 대비한 파스.
재료는 모두 편의점과 다이소에서 해결했다. 커피와 설탕 그리고 따뜻한 물의 비율을 1:1:1로 맞추라는 레시피에 카누 3봉지를 기준으로 계량했다.

🐻곰듀: 가성비는 나쁘지 않은데, 400번만 돌리면 되겠죠?
🐥옹: 저었는데, 안되면 어떡하지? 나는 다이소 전동 거품기로 할게요.
🐻곰듀: 녹는건 금방인데 진전이 없는데요? 

10분 가까이 저었지만 꾸덕꾸덕한 액체 상태에서 나아질 기미가 안보였다. 계량을 잘못한 건 아닌가 싶어 버리고 다시 시작할까를 고민하다가 격한 운동에 놀랐을 팔에게 미안해 의심을 거뒀다.

20~30분: 희망이 보인다
30~40분: 이쯤했으면 사먹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완성: 나쁘지 않은 색과 덤으로 얻은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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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처럼 부풀어 오르긴 하는 거죠?
🐥옹: 오, 근데 몇 번 돌렸어요? 세고 있는 거죠?
🐻곰듀: 모르겠어요. 이미 400번 넘었는데...오! 아직 달고나 색은 아닌데 그래도 될 것 같긴 해요. 

30분이 지나서야 희망이 보였고 서서히 달고나 색으로 변했다.

🐻곰듀: 아니 제 눈엔 달고나예요. 이제 그만 젓고 싶어요.
🐥옹: 더위사냥 색이 나올 때까지 저어야 한다니까?
🐻곰듀: 더위사냥 자주 안먹어서 모르니까 그만 저을래요!

40분을 쉬지 않고 저으니 만족할만한 달고나 머랭(?)이 생겼다. 400번이 아닌 4000번은 힘차게 저어야 꾸덕꾸덕해졌다. 이렇게 가성비 떨어지는 커피 일리 없다는 생각에 똑같은 양을 다이소 거품기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전동 거품기가 주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옹: 확실히 편하네. 그리고 색이 빨리 밝아진다.
🐻곰듀: (애꿎은 팔뚝만 만진다)
🐥옹: 오오오!! 이거 봐봐 되직해지는 건 모르겠고, 훨씬 형태가 빨리 잡히네.

시작한 지 10분도 안되었는데 걸죽해졌다. 팔로 40분 저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 단축은 전동 거품기가 압승을 거뒀다. 



팔근육이냐 전동 거품기냐, 맛 대결의 승자는? 
시판되는'달고나 커피'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우유와 얼음에 부어 볼테다.
휘핑크림을 얹듯이 커피 머랭을 올린다(팔근육 버전). "누가 내 머리에 X 쌌어?"
홈카페 콘텐츠에서는 다 이렇게 하더라(전동 거품기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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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아니, 확실히 내가 생각한 비주얼은 아니네요. 전동으로 만든 건 약간 묽달까?
🐻곰듀: 우리가 계량을 적게 했나 봐요. 또 많이 했으면 오늘 안에 못 먹었을 걸요? 팔로 한 건 되직하긴 한데…그거 맛은 어때요?
🐥옹: 안달아요. 달고나 커피인데 왜 달지 않지? 나는 굳이 해먹진 않을 거 같아요. 카페에서 파는 건 좀 더 달지 않을까요?
🐻곰듀: 저는 커피 맛이 많이 느껴져서 좋은데요? 물론, 지금처럼 힘들고 오래 걸리면 카페로 갈 의향 100%지만요.
🐥옹: 이럴거면 카누에 설탕 넣고 우유 섞어 먹는 거랑 뭐가 달라요?

기대가 컸던 탓인가.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완성품이 빨리 나왔지만 평범한 비주얼이다. 솔직하게 맛을 평가하자면 캔커피 '레쓰비'와 비슷했다. 

홈카페 입문자에게는 적합한 커피
코로나19로 갈 곳이 없어져 강제 집순(돌)이가 된 지금 시기에는 한번 해먹어 볼만하겠다. 400번이라는 말에 혹해 뜻하지 않게 팔근육 운동도 하고 젓다 보면 '이걸 왜 하고 있나 싶어' 실소를 터뜨리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집 안에서 잠시나마 달달한 웃음을 찾고 싶다면 나만의 '기상천외한 달고나 커피 만들기'를 추천한다.

29STREET 편집팀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