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을 새롭게, 2020년 디자인 트렌드 ‘뉴트로’

바이라인2020-02-11 17: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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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부터 인테리어까지, 뉴트로 감성을 더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인간은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디자인의 세계에서는 특히 말할 것도 없다.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심미적인 부분을 책임지며 그 세계는 결코 새로움을 탐구하는 데에 뒤처지지 않는다.

그런 디자인계에서도 레트로의 유행은 여전히 뜨겁다. 문화 전반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던 시도가 오히려 과거의 멋, 복고주의를 끌어올린 것이다.

최근엔 한층 더 고차원적인 의미를 담은 ‘뉴트로’의 시대가 열렸다. 모두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시대에서 익숙하다고만 여겼던 것을 색다르게 표현해낸다면 그것 또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레트로와는 ‘한 끗’이 다른 유니크한 뉴트로의 세계로 빠져볼 차례다.

빈티지 소품의 활용, 뉴트로 감성을 완성하다 /pixabay
2020 디자인 트렌드는 무엇일까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인 라우드소싱이 2020년 디자인 트렌드를 다섯 가지 분류로 꼽아 제안했다. ‘일러스트 디자인’, ‘미니멀리즘 디자인’, ‘볼드 컬러’, ‘뉴트로’, ‘커스텀 폰트’가 이에 해당한다.

그중에서도 ‘뉴트로’ 키워드는 해당 플랫폼에서 제시한 2019년 디자인 트렌드 결산 발표에 이어 한 번 더 언급된 점이 눈길을 끈다. 2019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뉴트로 트렌드가 성행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뉴트로는 ‘New’와 ‘Retro’를 합친 신조어다. 복고를 현대에 새롭게 해석해서 향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레트로와는 조금 상이한 점이 있는데 과거에 유행한 무엇인가를 다시 꺼내 추억하며 사용을 하는 것을 레트로라 했다면 뉴트로는 과거에 것을 새롭게 즐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뉴트로를 이끄는 1020세대는 과거에 유행했던 다양한 소재들을 처음 접해보는 경향이 크다.

한국형 뉴트로 감성, 80년대 홍보용 유리잔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민들레상점
한국형 뉴트로 감성, 80년대 홍보용 유리잔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민들레상점
뉴트로 느낌의 주방 /pixabay
레트로가 과거의 추억 여행을 소환한다면 뉴트로는 그 자체를 새롭게 여기는 것이다. 최근 카페나 음식점에 가도 학창시절에나 볼 법한 접시나 음료 홍보용 유리컵 등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인테리어 역시 과거에 많이 사용되던 골동품들이 소품으로 배치된 모습을 적잖이 목격할 수 있다. 어떤 곳은 명절 때 할머니 댁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자개장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기도 한다.

기성세대는 이 현상을 레트로로 받아들이겠지만 이를 경험해본 적 없는 1020세대에게는 새로운 세계나 다름없다. 이것을 뉴트로라 칭할 수 있다.

뉴트로에 대한 관심은 청년세대에만 뜨거운 것이 아니다. 디자인 트렌드에도 고스란히 반영이 됐다. 과거의 것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인식하여 세대와는 다른 특별함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디자인계에서는 매력적으로 작용한 듯하다.

특히 뉴트로는 생각보다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요즘 뉴트로 트렌드로서 많이 활용되는 70년대에서 80년대 소품, 생활용품, 가구 등을 많이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앤티크 한 느낌부터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미지는 그 외에서도 폭넓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디자인 업계에서는 이를 더 다양하게 활용한다. 도시적인 분위기가 흐름을 지배하고, 단순한 구조일수록 고급스러운 가치를 가지는 현대적 감성이 인기를 끌기 전부터 쭉 복고풍에 대한 관심은 지속됐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레트로 감성은 때로는 아날로그가 가진 정감 가는 이미지를, 어떤 때에는 디스코풍의 화려한 얼굴을 선보이기도 했다.


패션부터 인테리어까지, 뉴트로 감성을 더하다

여러 가지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뉴트로 트렌드를 디자인 업계에서도 반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패션부터 인테리어까지 디자인 전반에 뉴트로가 가지는 입지는 실로 크다.

패션의 경우 과거부터 다양한 복고풍 디자인이 런웨이를 물들여왔다. 그간 선보여 왔던 빈티지한 원색 사용, 볼드하고 앤티크 한 원단 패턴, 크게 부각된 어깨선까지 70년대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다. 또한 이에는 큰 보잉 선글라스나 무심한 헤어스타일이 함께 따라붙는다.

70년대 패션을 청년세대가 새롭게 인식함으로 뉴트로 트렌드가 실현된다 /pixabay
빈티지 감성이 느껴지는 볼드한 액세서리 /pixabay
패션계는 2020 S/S 시즌 역시 뉴트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언급됐으며 이제는 이 뉴트로한 정서가 리얼웨이까지 정복하고 있다. 현재 많은 리얼웨이 시장에서도 과거에 돋보였던 의류 패턴이나 의복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착장 스타일을 내놓고 있다.

국내의 경우 빈티지 의류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동묘시장을 찾는 젊은 층이 크게 늘어났다. 유튜브 콘텐츠만 보더라도 동묘 시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나 방문 팁 등에 대해서 방송하는 유투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빈티지 폴라로이드 카메라/ pixabay
이곳에서는 구제 의류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묘시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과거 실생활에 사용됐던 다양한 물건과 소품을 구입할 수 있다. 빈티지 그릇부터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필름 카메라, 아날로그적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LP 판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다양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의 모습이다. 작은 찻장부터 적당하게 책상 위에 올려 두고 사용할 수 있는 미니 서랍장까지 최근 뉴트로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 디자인이 늘고 있듯 이곳에서도 빈티지 소품을 찾는 이가 많다.

이처럼 청년 세대가 직접 70년대를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 시대를 동경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현상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수공예 작가들 역시 이 뉴트로 트렌드를 수용해서 작품에 반영한다. 특히 최근 들어 플리마켓에 서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수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해당 트렌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볼드 한 느낌의 금속 액세서리를 다수 볼 수 있으며 과거 유행했던 초커 목걸이와 앤티크 한 디자인의 펜던트도 많다. 또한 액세서리를 디스플레이 할 때도 빈티지 가구를 활용하거나 찻잔, 색이 바랜 오래된 도서를 소품으로 활용해서 그 시대의 무드를 재현하기도 한다.

수공예 액세서리 이외에도 작가가 직접 제작한 가구 역시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옛날 감성에서 영감을 받아 가구를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고풍스러운 양식을 찾아볼 수 있으며 반투명한 유리 사용 등 과거를 재현하는 디자인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항상 새로운 디자인만을 추구하는 것도 다른 방향에서 볼 땐 식상할 수 있는 법이다. 깊이 있는 디자인을 위해 한 번쯤 뒤를 돌아보는 것. 2020년 색다른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꼭 필수적인 자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