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손’ 때문에…세 아이 아빠, 직장서 쫓겨나

phoebe@donga.com2017-06-08 15: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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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ASIA PRESS
커다란 손 때문에 식당에서 해고당한 후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신세가 된 아버지의 딱한 사연을 영국 데일리스타가 6월 2일 전했습니다.

파키스탄 카라치 출신 아쉬라프 우드 딘(Ashraf-ud-din)은 손가락이 비대하게 되는 거대지(Macrodactyly) 증상을 앓는 희소병 환자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식당에서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손님들의 그의 큰 손이 불쾌하다며 서비스를 거부하자 그는 직업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후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걸인이 된 게 너무 부끄러워 가족이나 친지들에게도 사정 이야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거리에서 구걸한다는 걸 친지들이 알길 원치 않아요. 내가 가족을 먹이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누군가 일을 줬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내 조건 때문에 일자리를 주지 않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아쉬라프는 5년 전 결혼해 현재 5세, 3세, 18개월 된 세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그는 매일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9시간 동안 카라치 거리를 걷습니다. 열사병 때문에 한낮에는 구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루 파키스탄 돈으로 400루피(우리돈으로 약 4300원)를 벌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고 모욕합니다.

“그들은 내가 저주를 받았다거나, 하느님의 벌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혐오스럽게 보는 것도 수치스럽습니다.”

수년 전 의사가 그에게 절단 수술을 권했지만 그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부 병원에서 실험수술을 시도하고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 했다”라며 “그래서 도망갔다. 이런 손이지만 나는 이 손을 잃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거대지 환자의 손가락. 오른손 엄지와 검지가 유독 두드러지게 크다. 사진 출처=congenitalhand.wustl.edu
거대지의 경우 심각한 비대 증상이 오면 수술로 만족스러운 결과에 도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는 언젠가 자신의 가게를 여는 꿈이 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운영하는 잡화점을 열고 싶지만, 단지 꿈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 저를 도와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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