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가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벌점’이라는 방침을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3월 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중학교 학생자치부 교사 A 씨는 전날 오후 2학년 학생들이 모두 모인 강당에서 학교 규정과 교칙 등을 설명하며 “미세먼지가 많은 건 알지만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마라. 앞으로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면 벌점을 주겠다”고 공지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듣은 학부모 B 씨는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세먼지 마스크 중학교 교실에서 허용’이란 제목의 청원 글을 게재했다.
B 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서 학교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시켜 보내는데 학교에서 2학년 학생 전체를 불러놓고 교실에서 마스크 착용하지 말라고 했다더라”라며 “공기청정기가 없는 학교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수업시간에도 착용할 수 있도록,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달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한 맘카페에도 ‘미세먼지 시즌인데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학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조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애들 모아놓고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마스크 쓰면 벌점을 주겠다고 했다더라”라며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놔줘도 모자랄 판에 마스크를 쓰는 것조차 금지한다니 너무 기가 찬다”라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학생지도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교사 A 씨는 “교실 내 미세먼지를 측정해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겠지만 그런 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교실 내 마스크 착용을 무조건 허용하면 학생지도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규정상 학생들의 화장이 금지돼 있는데, 마스크를 쓰면 학생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 화장을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서 벌점을 준적은 아직 없고, 앞으로도 벌점을 부과할지에 대해선 학생과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누리꾼 Hy***은 “실내에선 가능하면 마스크 안 쓰는 게 좋아 보인다”라면서도 “하지만 공기청정기도 없는데 무조건 ‘마스크 하지 마라’ ‘쓰면 감점이다’라고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개***도 “학교는 실내라도 미세먼지가 엄청 많다.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학생도 있고, 밖에서 체육활동하고 들어오는 학생도 있을 것”이라며 “게다가 어린 학생들은 어른보다 면역력도 떨어지는데 마스크를 못 쓰게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학교 측 방침에 동의하는 이들도 많았다. 쓰***은 “교실 내에선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실내에서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쓸 정도면 수업하는 데 지장이 있으니 임시휴업을 해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98***도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교사와 학생 간 의사소통도 잘 안될 것”이라며 “실내에선 마스크를 벗는 게 맞다”고 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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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중학교 학생자치부 교사 A 씨는 전날 오후 2학년 학생들이 모두 모인 강당에서 학교 규정과 교칙 등을 설명하며 “미세먼지가 많은 건 알지만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마라. 앞으로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면 벌점을 주겠다”고 공지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듣은 학부모 B 씨는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세먼지 마스크 중학교 교실에서 허용’이란 제목의 청원 글을 게재했다.
B 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서 학교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시켜 보내는데 학교에서 2학년 학생 전체를 불러놓고 교실에서 마스크 착용하지 말라고 했다더라”라며 “공기청정기가 없는 학교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수업시간에도 착용할 수 있도록,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달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한 맘카페에도 ‘미세먼지 시즌인데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학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조카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애들 모아놓고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마스크 쓰면 벌점을 주겠다고 했다더라”라며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놔줘도 모자랄 판에 마스크를 쓰는 것조차 금지한다니 너무 기가 찬다”라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학생지도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교사 A 씨는 “교실 내 미세먼지를 측정해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겠지만 그런 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교실 내 마스크 착용을 무조건 허용하면 학생지도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규정상 학생들의 화장이 금지돼 있는데, 마스크를 쓰면 학생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 화장을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서 벌점을 준적은 아직 없고, 앞으로도 벌점을 부과할지에 대해선 학생과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누리꾼 Hy***은 “실내에선 가능하면 마스크 안 쓰는 게 좋아 보인다”라면서도 “하지만 공기청정기도 없는데 무조건 ‘마스크 하지 마라’ ‘쓰면 감점이다’라고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개***도 “학교는 실내라도 미세먼지가 엄청 많다.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학생도 있고, 밖에서 체육활동하고 들어오는 학생도 있을 것”이라며 “게다가 어린 학생들은 어른보다 면역력도 떨어지는데 마스크를 못 쓰게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학교 측 방침에 동의하는 이들도 많았다. 쓰***은 “교실 내에선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실내에서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쓸 정도면 수업하는 데 지장이 있으니 임시휴업을 해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98***도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교사와 학생 간 의사소통도 잘 안될 것”이라며 “실내에선 마스크를 벗는 게 맞다”고 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