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알려져 4억 기부받은 노숙자 "일부는 다른 곳에 기부할 예정"

kimgaong@donga.com2017-11-27 17: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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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맥클루어와 보빗
얼마 전 길가에서 어려움에 처한 여성을 도운 미국의 한 노숙자의 사연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노숙자의 선행이 더 널리 알려지면서 약 4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아졌습니다. 그런데 노숙자가 기부된 돈의 일부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밝혀 또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 미국 뉴저지 주에 사는 케이트 맥클루어 씨(여·27)는 필라델피아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가던 중 차의 연료가 떨어지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주유소로 걸어가 연료를 사와야 했죠. 

그런데 그 순간 노숙자 조니 보빗 주니어 씨(남·34)가 나타났습니다. 맥클루어 씨가 늦은 밤 주유소로 걸어가는 게 위험해 보였는지 그녀에게 차 안에서 문을 잠그고 기다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곤 자신의 전 재산 20 달러를 털어 주유소에서 연료를 사다 줬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맥클루어 씨는 이를 보답하기 위해 조니 보빗 씨를 위한 모금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후원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보빗이 자신을 도와준 이야기와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습니다.

그 결과 단 15일 동안 1만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 36만 5000달러(약 4억 원)를 기부했습니다. 

그런데 조니 보빗 씨는 자신을 위해 기부된 돈의 일부를 다른 곳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맥클루어와 보빗, 긴 노숙 생활 동안 콘텍트 렌즈를 착용하고 있던 보빗은 눈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ABC 뉴스 캡처
지난 11월 26일(현지 시간) 미국 ABC 뉴스는 보빗 씨와 맥클루어 씨를 인터뷰해 보도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보빗 씨는 “이 돈은 나를 도왔다. 이 돈을 또 다른 상황에서 누군가를 돕고 있을 사람들에게 주는 건 어떨까요?”라며 기부 계획을 밝혔습니다.

보빗 씨는 전직 응급구조원이었습니다. 앞으로 응급구조원 일을 이어갈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이 살 수 있는 집과 중고 트럭을 하나 장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다음 앞으로 어떻게 살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하네요.

보빗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가 돈을 잘 관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을 돕기 전에 자신의 삶도 잘 꾸렸으면 좋겠다”, “정말 감동적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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