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연, 유독가스 흡입→응급실行 “죽을 것 같은 고통” 호소

백지연, 유독가스 흡입→응급실行 “죽을 것 같은 고통” 호소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백지연이 유독가스를 마시고 응급실을 찾은 사연을 언급했다.

백지연은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응급실에서 힘들어하던 백지연을 일으킨 의사의 한마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을 통해 그는 “얼마 전에 내가 바보 같은 실수를 했다. 격무에 시달려다 너무 피곤해서 ‘오후에는 쉬어야지’ 생각한 날이었다”고 운을 띄웠다. 닭고기를 손질한 가위를 소독하다 잠드는 바람에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백지연은 “가위나 칼로 생물을 다루고 나면 식기세척기에 넣어서는 해결이 안 된다. 팔팔 끓여서 소독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 날도 냄비에 넣고 팔팔 끓이다 부엌을 나왔다. 그 순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알람해 두는 것을 까먹고 잠이 들었다”며 “기침이 나와서 ‘왜 그러지’ 하면서도 졸리고 피곤하니까 잠들었다. 순간 매캐한 냄새가 지나가서 잠결에 벌떡 일어났다. 독한 화학약품 냄새가 나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가위 손잡이가 플라스틱이지 않나. 그 부분이 탔더라. 거기서 나온 유독 가스를 다 마셨다. 창문도 다 열고 했는데도 죽을 것 같더라”며 “이 집안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갔다. 가슴이 뻐끈하고, 아프고, 기침이 나오고, 두통이 심하고 괴롭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친한 의사에게 전화해보니 병원에 가라고, 응급실에 가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가면 민폐 아닐까 싶었는데’ 친구가 ‘지금은 괜찮을 수 있는데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고 치명타를 입혔는지 병원에 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백지연은 “몸은 괴로운데 죄송한 마음으로 응급실에 들어갔다. 중증 경증 구역이 나눠져 있더라. 나와 비슷한 증상으로 응급실에 오시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놓이더라”면서 “링거를 맞고 있는데 후회, 자책, 자괴감을 느꼈다. 바보스럽고 속상하더라. 유독가스를 마셨으니까 폐에 치명상을 입었으면 어떡하지 속상하고 걱정도 되더라”며 “의사 선생님께 ‘너무 창피하고 속상하다’고 하니까 이 분이 ‘괜찮아요. 이렇게 사고 나서 많이들 오세요’라고 하시더라. 그 한 마디가 어떤 진통제나 약보다 더 위로가 되더라. 마음이 편해졌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괜찮다’ 한 마디가 큰 힘이 있구나 싶었다. 스스로도 괜찮다는 말을 가끔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이제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위로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지연은 1987년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재학 중 MBC 15기 공채 아나운서로 합격하면서 입사했다. 이듬해 최초로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가 됐으며 파업과 유학을 제외하고 1996년까지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최연소이자 최장수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로 남아 있다. 1999년 MBC를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됐으며 ‘MBC 뉴스 백지연입니다’, ‘앵커는 닻을 내리지 않는다’, ‘나는 나를 경영한다’ 등을 집필하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