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유성 “박미선이 준 성경책, 민수기 15장까지 읽었다”

양형모 기자ranbi@donga.com2025-10-09 12:51:31

조혜련과 박미선
개그우먼 박미선이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고(故) 전유성을 직접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건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소식은 동료 개그우먼 조혜련이 최근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에 출연해 밝히면서 전해졌다. 조혜련은 “오빠가 ‘한 달 전에 박미선이 왔었어. 성경책을 주고 갔는데 글씨가 너무 작아서 민수기 15장까지만 읽었다’고 했다”며 “호흡이 가빠서 더는 읽을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 당시 전유성의 말을 전했다.
조혜련은 당시 병문안 상황도 생생히 회상했다. “몸이 너무 말라 계셨다. 폐가 좋지 않아 호흡기를 연결했는데, 100m 달리기를 계속하는 것처럼 숨이 가쁘셨다. 그래도 정신은 말짱하셨다”며 “‘오빠 나 혜련이야’라고 하니 ‘알아, 왔냐?’라고 답하시더라”고 했다.
조혜련은 “전유성 선배님은 ‘개그’라는 단어를 만든 분이다. 우리 개그계의 근본이자 뿌리였다”며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았던 선배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 전유성의 노제가 치러진 9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개그맨 이홍렬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개그콘서트 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박미선은 올해 초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조기 발견으로 방사선과 약물치료를 병행 중이며, 회복을 위해 휴식기에 들어갔다.
전유성은 9월 25일 오후 9시 5분 전북대학교병원에서 폐기흉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엄수됐으며, 유족으로는 외동딸 전제비 씨가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