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강등’이 현실로…女 배구대표팀 태국에 밀려 VNL 최하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백현기 기자hkbaek@donga.com2025-07-14 15:22:38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프랑스와 VNL 4주차 최종전에 앞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출처|VNL 홈페이지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푸에르토리코)이 이끄는 대표팀의 이번 대회 목표는 잔류였다. 18개국 중 최하위가 자동 강등되는 이번 대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최소 2승 이상이 필요했지만, 대표팀은 1승11패(승점 5)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주차 첫 경기 캐나다전(세트스코어 3-2 )만 승리했을 뿐, 나머지 경기는 무기력했다. 결국 잔류의 최종 희망은 다른 팀 결과에 맡겨졌다. 대표팀은 이달 13일 프랑스와의 최종전에서 0-3으로 완패했고, 14일 태국과 캐나다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잔류 여부가 결정되는 처지가 됐다. 당시 한국은 태국과 같은 승점 5였기에 한국이 잔류하려면 태국이 승점을 단 1도 얻지 못해야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존의 하위 리그 격인 챌린저컵조차 지난해를 끝으로 중단되면서 사실상 내년 국제대회 출전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내년부터 VNL의 공석은 직전 시즌 미참가국 중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이 가장 높은 팀에게 돌아가지만, 37위인 한국이 2027년 VNL 복귀를 위해선 갈 길이 멀다.
2020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 대표팀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2·2023 VNL 전패, 2024파리올림픽 본선 탈락, 그리고 VNL 강등까지 당했다. 김연경(은퇴),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들이 은퇴한 뒤 확실한 해결사는 보이지 않고, 수비 조직력도 세계 수준과 한참 멀었다.
이 가운데 일본과 태국 등 주변국들의 기량은 나날이 발전해 그들과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 분석과 대체자 발굴 등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여자배구의 어둠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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