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라비 “소속사 대표, 바지사장 아냐…난 열심히 산다”

전효진 기자jhj@donga.com2021-06-03 09:44:00


라비는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새 앨범 콘셉트는 ‘꽃 같다’라는 표현에서 시작됐다. 수록곡이 다 다른 꽃 같을 것이다. 장미도 백장미, 흑장미, 가시 있는 장미 등이 있지 않나. 상징성이 마음에 들어서 콘셉트로 채택했다”라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이어 “라비라는 가수의 색깔이 필요할 것 같다고 느껴서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음악 자체, 멜로디에 집중했다. 플레이어로서 매력적일 수 있는 요소들을 구체화시켰다. 감각적으로 만든 앨범이다”라고 덧붙였다.
가수로서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는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힙합레이블 그루블린 동료들이 있었다. 그는 “1인 기획사처럼 보이지만 소속 가수들이 있다. 바지사장 아니고 진짜 대표다”라며 “사업적인 접근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집단의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설립한 레이블이다. 늘 창조적인 움직임에 대한 꿈이 있었다. 이루려면 내가 만든 환경이어야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즐겁고 뜨겁고 능동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홀로 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달릴 준비가 됐다”라며 “단점이 없게 느껴진다. 장점은 계획을 실행할 때 우리의 의지만으로도 추진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라고 레이블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회사 구성원 모두, 공고를 통해 채용된 게 아니라 다 제가 설득해서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이에요. 더욱 소중한 시간이고, 책임감도 필요하죠. 부담? 불가피한 감정이에요. 제가 마당발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신뢰 주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저 진짜 열심히 하거든요. (웃음)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자주 느껴요. 좋아하는 걸 하니까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됩니다.”
작심한 앨범인 만큼 타이틀곡도 2개다. ‘카디건(CARDIGAN)’과 ‘꽃밭(FLOWER GARDEN)’을 중심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신했다. ‘카디건(CARDIGAN)’은 청량한 기타 사운드와 현란한 베이스 선율이 조화를 이루는 에너지 넘치는 곡으로 멜로디컬한 라비의 짜임새 있는 랩과 원슈타인의 보컬, 고조되는 후렴구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드롭 파트가 매력적이다. 또 ‘꽃밭(FLOWER GARDEN)’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에는 봄의 생기가 돈다는 감정을 ‘꽃’과 ‘꽃밭’에 비유했다. 꽃의 여리지만, 고귀한 매력과 향기로움을 사랑스럽게 표현한 노래다.
그러면서 “라이브클립을 많이 촬영했다. 퍼포먼스 위주의 곡이 아니다보니 음악방송보다는, 곡의 의도를 잘 담을 수 있는 자체 콘텐츠로 팬들을 만날 것”이라고 활동 계획을 귀띔했다.

“스스로 이번 앨범이 전환점이라고 생각해요. 흥행보다는 라비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으면 합니다. 또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더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고요. 올해 데뷔 9주년, 앞으로 10년 후에도 플레이어로서 기대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루블린도 좋은 음악, 콘텐츠로 많은 분들을 즐겁게 하는 집단이 되길 바라고요.”
더블 타이틀곡을 비롯해 총 7개 노래가 수록된 라비의 새 앨범은 오늘(3일) 오후 6시 발매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