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막힌 유산’ 박신우 “난 생활형 배우…진득하게 롱런 해야죠”

유지혜 기자2020-10-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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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신우의 꿈은 “오래도록 연기하는 배우”다. 일찌감치 롤 모델로 삼았던 중견 연기자 박인환과 KBS 2TV ‘기막힌 유산’에서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라며 웃었다. 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목표요? ‘생활형’ 배우!”

연기자 박신우(32)는 자신을 “뜬구름 잡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2007년 데뷔할 무렵에도 다르지 않았다. 또래 연기자들이 모두 ‘스타’를 동경할 때 자신만은 “오래도록 연기해서 ‘선생님’이란 호칭을 듣는 배우”를 간절히 꿈꿨기 때문이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일일드라마 ‘기막힌 유산’ 현장은 그런 그에겐 “꿈의 직장”과도 같았다. 박인환, 남성진 등 연기를 평생 ‘업(業)’으로 삼은 롤 모델들이 많았던 덕분이다. 데뷔 13년차에 “촬영장 막둥이”로 돌아갔어도 “7개월간의 촬영이 행복하기만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극 중 아버지인 박인환 선생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매 순간 긴장하라’고 조언도 자주 해주시고요. 둘째 형인 남성진 형님은 동국대 연기과 선배님이시자 교수님이셨어요. 이럴 때 아니면 제가 언제 ‘형님’이라 불러보겠어요.(웃음) 수많은 연기자 선배님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얻은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배우 박신우. 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애교 하나 없는 성격”이라 극 중 철부지 막내아들 부한라를 연기하는 데에 꽤나 애를 먹었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무반주로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를 열창한 장면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다행히 임영웅 씨 팬들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반짝 빛을 봤다”며 웃었다.


“초반에는 캐릭터 설명에 꽂혀서 인상을 찌푸리거나 짜증을 많이 내는 연기를 했어요. ‘비호감’이란 시청자들의 반응이 쏟아졌죠. 고민을 하다가 나중엔 엉뚱한 면모에 초점을 더 맞추면서 변화를 줬어요. 스스로도 연기하기 편해지고, 제작진에서도 좋다는 반응이 나왔어요. 실제로 분량도 좀 늘어났고요. 연기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겠단 교훈을 다시 한 번 얻었죠.”

박신우는 2011년 5년여 긴 공백을 겪은 후 “연기를 더 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컸다. 군 복무와 전 소속사 문제 등이 겹치면서 생긴 아쉬움이었지만, 그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시간”으로 여기기로 했다. 그동안 편의점 판매원, 음식점 서빙, 택배 상하차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

배우 박신우. 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경험이 재산’이란 말도 있잖아요. 일부러 색다른 아르바이트를 많이 찾아다녔어요. 새벽 마다 지하철 역사의 철로에 들어가서 보강 공사를 하는 기술자로 일하기도 했죠. ‘매사에 무언가를 얻어가자!’는 생각으로 살았어요. 덕분인지, 일터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로 인해 저 또한 많이 성숙해졌답니다.”


다양한 경험으로 쌓은 강인한 생활력이야말로 연기의 새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아무리 짧은 분량이라도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는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2018년 KBS 2TV ‘슈츠’의 살인범 역할과 4월 종영한 SBS ‘하이에나’ 속 악질 대표 연기가 시청자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막힌 유산’으로 데뷔 후 첫 일일드라마를 마쳤다.

남은 건 그가 꿈꾸는 ‘롱런’ 뿐이다. 박신우는 “어디 한 번, 인생을 연기에 다 바쳐보겠다”며 껄껄 웃었다.

“‘꾸준하게’ ‘진득하게’란 단어를 제일 좋아해요. 연기도 그렇게 하려고요. ‘끈질기게’는 어떠냐고요? 그건 너무 처절해보이니까 사절할래요.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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