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현’ 고액연봉이 아깝지 않은 선수는 누구?
송치훈 기자sch53@donga.com2020-09-29 16:06:00
[동아닷컴]
야구팬들은 비싼 돈을 투자한 선수가 몸값에 맞는 활약을 펼칠 때 ‘이 맛에 현질한다’라는 표현을 줄여 ‘이맛현’이라고 부른다.
주로 고액의 FA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이 대상이 되며, 그 선수들이 잘 했을 때 ‘이맛현’이라는 표현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9월 들어 ‘이맛현’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쏟아지고 있다.
NC 양의지의 9월은 뜨겁다. 9월 성적만 8홈런 32타점, 타율 0.383 장타율 0.702다. 9월 웰뱅톱랭킹 포인트도 479.61로 타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양의지는 2018 시즌 후 4년 125억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고 NC로 이적했다. 이적 전 리그 최하위였던 NC는 양의지 효과를 누리며 단숨에 5강 진출에 성공했다.
양의지는 시즌 초반에 2할대 타율로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점차 많은 유저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다. 유저들의 믿음을 등에 업은 양의지는 어느덧 23홈런과 100타점, 타율도 0.328로 끌어올렸고, 안방마님으로서 투수들을 잘 이끌며 공수 양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 타자 부문에서도 8위(1408.39점)를 기록하고 있는데, 상위권 타자 10명 중 포수는 양의지가 유일했다.
이처럼 최근 활약을 볼 때, 타자 선택에 고민인 유저라면 주저 말고 양의지를 ‘픽’해보면 어떨까. 양의지의 활약 속에 무서운 기세로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NC! 이번 시즌 NC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양의지의 영입은 ‘성공적인 현질’ 사례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 뿐만 아니라 KIA 베테랑 최형우도 9월 맹타를 휘두르며 5강 싸움을 견인하고 있다. 9월 성적은 5홈런 21타점, 타율 0.382. 웰뱅톱랭킹 포인트는 392.66으로 9월 전체 2위. 시즌 전체로 확대해 봐도 타자부문 전체 5위(1570.40)에 올라있다. 예년에 비해 파워가 줄었다는 평이 있지만 여전히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발휘하며 3할-20홈런-100타점에 근접해가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결승타만 15개를 때려내며 이 부문 2위(1위 나성범)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6시즌 이후 FA 4년 100억 계약으로 삼성에서 기아로 적을 옮긴 최형우는 올 시즌이 종료되면 또 한 번의 FA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특히 계약 기간 동안 KIA의 11번째 우승을 이끄는 등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고비용 고효율’ FA의 대표적인 사례가 됨으로써 또 한 번 FA 대박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김현수는 지난 8월 웰뱅톱랭킹 포인트 타자 부문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로 확대해봐도 타자 부문에서 1829.89로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리며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은 무려 0.505에 이를 정도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전 MBC 청룡 소속 백인천의 0.476을 넘어 단일 시즌 득점권 타율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또 현재까지 106타점을 기록하고 있어, 종전 LG 최다 타점 기록인 119타점(채은성)의 기록도 갱신이 유력해 보인다.
찬스에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는 웰뱅톱랭킹 게임의 취지인 ‘승리를 만드는 것이 진짜 실력’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김현수 ‘픽’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롯데 손아섭의 활약도 이들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다. 9월 손아섭은 타율 0.349 8타점으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2017시즌 후 FA를 취득한 손아섭은 롯데와 4년 98억의 대형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지난 시즌 손아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못한 활약을 보였으나 올 시즌 다시 부활하며 역시 손아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에서도 1277.85점을 얻으며 타자 부문 10위를 달리고 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