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신곡] 마이크로닷 ‘책임감’, 가사에 ‘부모 빚투’ 사과+심경고백 (종합)
정희연 기자shine2562@donga.com2020-09-25 13:47:00
래퍼 마이크로닷이 신곡 ‘책임감’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25일 음원 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새 앨범 ‘PRAYER’과 타이틀곡 ‘책임감’(Responsibilities)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 속 마이크로닷은 홀로 등장, 어두운 표정으로 담담히 랩을 내뱉었다. 부모의 사기 사건에 대한 심경과 사과의 입장을 표명한 내용이었다.
마이크로닷은 “제가 죄송하단 말씀을 드릴게요/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진심을 받아주세요”라고 운을 띄운 후 “저의 기억 속에 보고 자란 두 분의 뒷모습뿐이어서/이 두 분의 아들로서 앞장서 먼저 나섰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내가 잠적했다는 썰/집을 팔고 떠났다는 썰/숨어 피하며 결국엔 마이크로닷은 책임을 진다는 척/사실 확인 중이었어/3주 반이 걸렸었지/내가 관종이 아니라서 SNS 도배를 하지 않았었지/내가 숨은 적 없어 도망간 적 없어/나도 처음 알게 된 Story를 먼저 파악하는데 좀 걸렸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마이크로닷은 “책임감에 무게를 느껴/내 마음도 답답해” “숨도 쉬어지지 않네/겁이 나 다시 못 깨어날까 봐”라고 괴로운 심경을 호소하면서 “어딜 향해 가야 할지 안 보여/너무 부족하고 모자라/정말 죄송해요”라고 사과로 마무리했다.
마이크로닷과 그의 형 산체스의 부모는 20여 년 전 충북 제천에서 친척과 이웃, 친구 등 지인 10여명으로부터 수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잠적해 해외로 도주했다. 당시 제천 지역 주민들은 마이크로닷 부모를 상대로 사기·배임 등 혐의로 고소를 했지만 이들이 뉴질랜드로 도피하면서 해당 사건은 이듬해 ‘피의자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인터폴 적색수배에도 귀국하지 않다가 국내 변호인을 내세워 고소인 14명 중 8명과 합의한 지난해 4월 자진 귀국했고 바로 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지법 제천지원 형사단독(하성우 판사)은 마이크로닷 부친 신 씨에게 징역 3년을, 모친 김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신 씨 부부는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마이크로닷은 당초 부모의 사기 관련 폭로 글이 온라인에 확산되자 “허위 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다 며칠 후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 갈 당시 5살이어서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뒤늦은 사과를 전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마이크로닷 신곡 ‘책임감’ 가사 전문제가 죄송하단 말씀을 드릴게요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진심을 받아주세요
저도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하려고
매일 노력을 해
아직 많이 부족해
끝없는 하루는 매일 반복돼
저의 기억 속에 보고 자란 두 분의 뒷모습뿐이어서
이 두 분의 아들로서 앞장서 먼저 나섰어
허나 그대도 얼마나 어두운 거리를 걸어왔을까
상상 밖엔 못하지만 내가 책임질 거야
시끄럽고 앞이 어두워
어딜 향해 가야 할지 안 보여
너무 부족하고 모자라
정말 죄송해요
책임감에 무게를 느껴
내 마음도 답답해
창밖은 밝은데 여기 안에는 너무 깜깜해
휴대폰은 계속 울리고
내 머릿속은 너무 시끄러워
시간이 필요해
나의 입을 닫아놓고 테이프로 막아놓은 것 같아
쏟아지는 글들 보고 심장만 터질 것만 같아
의자에 앉아 천장을 보는데
숨도 쉬어지지 않네
겁이 나 다시 못 깨어날까 봐
근데 눈이 슬슬 감기네
이건 꿈
그냥 못 깨어나오는 악몽인 꿈
영원히 수면의 취한 걸까 아직 사실 확인 중
물만 짜던 밤들이
죽어가는 꽃처럼 바짝 마르고
괴롭다는 표현도 쓰기엔
쓰기에는 너무 부끄러워
좀 지쳤거든 다 잃었거든
괜찮다 하는 척도 한계가 있어 좀 지겹거든
다 지나갈 거야 라는 말도 솔직히 믿었거든
시간이 약이란 건 맞겠지만 부족하거든
내가 잠적했다는 썰
집을 팔고 떠났다는 썰
숨어 피하며 결국엔 마이크로닷은 책임을 진다는 척
사실 확인 중이었어
3주 반이 걸렸었지
내가 관종이 아니라서 SNS 도배를 하지 않았었지
내가 숨은 적 없어 도망간 적 없어
나도 처음 알게 된 Story를 먼저 파악하는데 좀 걸렸어
남들 문제와는 조금 달라서
시발점부터 내가 말했던
최선을 했지 내 선에서
한 분, 한 분 모두 다 뵙고서는
아빤 막힌 유리 반대편에서
첫 입장 표현은 충격과 두려움을 인해 만든 실수
많은 분들이 피해를 봤지
마이크로닷에 시작된 빚투
실수를 하고 어렸던 재호가 이제서야 눈을 떴지
이 자리를 벗어난 적 없어
여기 있는데 안 보여?
시끄럽고 앞이 어두워
어딜 향해 가야 할지 안 보여
너무 부족하고 모자라
정말 죄송해요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