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조영남이 밝힌 #심경 #눈물의 변론 #무죄 소감
정희연 기자shine2562@donga.com2020-07-02 16:02:00
가수 조영남이 사기죄 무죄 이후 심경을 고백했다.
1일 방송된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사기죄 무죄 확정을 받은 조영남의 인터뷰가 공개했다.
4년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조영남은 “(판결 당시) 집에 있었다. 감옥 갈 준비도 다 해놓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지 않나. 만에 하나 (유죄가 나올 수도 있으니) 친구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감옥 들어갈지도 모르니까 사식이나 넣어줘라’고 했다”면서 “(무죄 확정에) 내 생각이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알아줄 거라는 생각은 늘 있었다”고 고백했다.
조영남의 사기죄 혐의는 1심에서 유죄를, 2심에서 무죄를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판결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조영남의 최종 변론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당시 조영남은 떨리는 목소리로 최후 진술을 잇던 중 결국 눈물을 보였다.
조영남은 “주변에서 ‘결과에 승복하고 노래나 하러 다니자’는 충고가 많았다. 그렇게 되면 내가 평생 사기꾼이 되어야 했다. 조수를 쓴 게 무슨 사기인가 했다. 상정을 한 건 내 작가 정신이고 사기는 아니니까 항소했다. 바위에다 한 번 두드려보는 식이었다”고 털어놨다.
조영남은 눈물의 대법원 공개 변론 당시를 떠올리며 “대법관 네 분 앞에 서 봐라. 쩐다. 내 생애 최고는 러시아에서 공연할 때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때와 게임이 안 되더라. 벌벌 떨었다”며 “내 성격상 울먹거릴 성격이 아닌데 5년 동안 내 속에 나름대로 한이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조영남의 대작 논란을 두고 변호사는 “법원은 가치 평가를 한 것이 아니라 범죄 성립 여부만 판단한 것”이라며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아서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지 조영남의 행동이 정당했느냐 등을 판단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술 평론가는 “사기죄가 아니라는 판결이지 미술에서 대작을 권장한다거나 권장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은 아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도 “대가가 조수를 쓰는 것 자체가 하나의 행위다. 그 또한 미학적 범주에 든다는 것”이라며 “과연 조영남의 작업이 예술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느냐, 평가가 어떠냐의 논의는 되지 않고 있다. 결여가 있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사람들에게 대우 받은 게 많으니까 억울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됐다. 그림을 진지하게 많이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됐고 책도 두 권 썼다. 신경 써주셔서 두루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누구나 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따지지 않고 다 고맙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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