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록키’처럼 재기”…‘사람이 좋다’ 이훈,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다 (종합)
조유경 기자polaris27@donga.com2020-01-28 21:53:00
28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90년대 청춘스타 이훈이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이날 이훈은 자신이 연예인이 된 이후서부터 사업실패, 또한 그로 인해 결심하게 된 각오 등을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MBC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채시라의 동생 역으로 데뷔해 각종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며 90년대 터프가이의 대명사가 된 이훈은 과거 막노동을 하다가 배우가 된 사연에 대해 말했다.
이어 “어릴 때 너무 어렵게 살았다. 반지하를 살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연예인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직업을 선택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 헬스클럽을 찾은 이훈은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나랑 같이 사업하던 사람이다. 사업은 망해도 사이는 틀어지지 말자고 했다.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2006년 스포츠센터 사업을 시작한 이훈. 사업은 잘 풀리는 듯했지만 무리한 확장과 건물주와의 갈등으로 결국 30억 원대의 빚을 떠안고 말았다. 이후 개인회생절차를 밟은 그는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 3년째 빚을 갚고 있으며, 앞으로 7년을 더 갚아야 한다고.
이훈은 “헬스클럽 실패하고 다시는 헬스클럽에 가고 싶지 않더라. 아령만 봐도 토가 나올 것 같더라. 2년간 운동을 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겨우 반지하를 벗어났는데 사업을 실패하고 반지하에 살게 됐다. 좁은 집에서 아내와 애들 둘, 아버지, 남동생까지 같이 살았다”라며 “능력도 안 되고 사업도 몰랐던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내와 친동생이 나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훈은 아버지 이훈, 아들 이훈으로서의 모습도 공개했다. 현재 고3, 중3인 두 아들을 둔 이훈은 어색하지만 아이들에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훈은 두 아들을 데리고 볼링을 하러가는 등 사이를 좁혀보려 애를 썼다. 또한 암투병 중인 아버지가 살고 있는 곳을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며 안위를 살폈다.
이어 “늘 내가 아이들에게 말한다. 아빠에겐 못해도 되지만 엄마에겐 잘하라고. 너희들 자랄 때 엄마가 다 해준 거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이훈은 “과거에 내가 너무 예민한 상태라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화가 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늘 인상을 쓰고 있고 아이들에게 한 마디도 안 하는 아빠였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가 내게 우울증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최근 유도를 하게 된 이훈은 바닥에 패대기 쳐질 때 느낌이 통쾌하다며 “그 동안 잘못 살았던 내가 벌 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라고도 말해 눈길을 자아냈다.
또한 방송 날인 28일을 잊을 수 없다고 한 이훈은 “이날이 내가 방송 3사에 다 나오는 날이다. 이날에 그 동안 날 믿어준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낼 거다. 아들들에게도 아빠를 보라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열심히 살아야 한다. 적어도 10년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영화 ‘록키’ 주제가가 내 배경음악이 됐으면 좋겠다. 언제든 재기하는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든다”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