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추락 한화, 더 큰 위기를 막을 수 있을까?

 기자2019-08-04 12: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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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마침내 최하위로 미끄러졌다. 롯데 자이언츠와 게임차 없이 탈 꼴찌 경쟁을 펼쳐오던 와중에 끝내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는 3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선발투수 장민재의 6.2이닝 7안타 2실점 역투는 소용없었다. 선발 헨리 소사(8이닝 4안타 6삼진)~마무리 하재훈(1이닝 2안타)으로 이어진 SK의 철벽 마운드가 훨씬 더 견고했다. KT 위즈에 2연승을 거둔 기세를 팀 타선이 잇지 못했다.

이로써 한화는 2016년 7월 6일 이후 무려 1123일 만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반면 이날 안방에서 두산 베어스를 2-1로 잡은 롯데는 74일 만에 9위로 올라섰다. 전반기 최종전을 치른 7월 18일 이후 게임차 없이 지속되던 롯데(37승2무62패·승률 0.374)와 한화(37승64패·승률 0.366)의 탈 꼴찌 경쟁에서 변곡점이 될지는 이제부터다.

2015년 10구단 체제가 성립된 뒤로 시즌 최종순위에서 10위는 오로지 KT(2015~2017년)와 NC 다이노스(2018년)의 몫(?)이었다. 기존 8개 구단의 가장 낮은 순위는 2015년 LG 트윈스, 2016년과 2017년 삼성 라이온즈의 9위였다. ‘창단 첫 10위’의 불명예를 뒤집어쓴 기존 구단은 아직 없었다. 현재로선 한화와 더불어 롯데가 유력하다.

만시지탄이다. 새 시즌의 뚜껑이 열리기도 전에 부상 외의 요인으로 이탈자(권혁·이용규)가 속출하고,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개막 5경기 만에 시즌 아웃에 해당하는 큰 부상(왼쪽 무릎십자인대 파열)을 입었다. 설상가상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나머지 선수들을 엄습했다. 선발진은 일찌감치 와해됐고, 타자들은 동반 슬럼프에 빠졌다. 믿었던 불펜마저 모래성으로 변했다. 하위팀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투타의 엇박자가 극심했다.

10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모두 변명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인내’가 필수인 리빌딩의 과정임을 참작하더라도 누구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는 시련이 닥쳐올 수 있다. 지난해 3위 돌풍에 힘입어 수면 아래로 침전됐던 문제점들을 놓고 한층 강도 높은 내부검열이 진행될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인내보다 책임이 강조되는 순간 리빌딩은 원점으로 회귀할 우려가 크다. 한화가 창단 첫 10위만큼은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이유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