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가려고 그만둔다고?”…중소기업 퇴사 키워드 1위 ‘연결의 부재’

황수영 기자ghkdtndud119@donga.com2026-06-08 17:35:52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퇴사 브이로그와 퇴사 관련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학술지 최신호에 실린 ‘중소기업 퇴사 경험의 구조적 특성 탐색’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는 유튜브에 공개된 중소기업 퇴사 경험 영상 314개의 자막과 내용을 분석해 퇴사 경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와 주제를 살펴봤다.
● 연봉보다 중요했던 건 ‘연결’
분석 결과 퇴사 경험을 설명하는 키워드 가운데 동료와 상사 등 조직 내 인간관계를 의미하는 ‘연결(Links)’이 499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반면 회사의 가치관이나 업무가 개인과 얼마나 잘 맞는지를 의미하는 ‘적합(Fit)’은 81회에 그쳤다.
이는 퇴사자들이 회사의 비전이나 조직의 가치관보다 업무 방향을 알려주고 적응을 도와줄 동료·선배와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인식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 업무 과중보다 성장 기회 부족…1년 미만 퇴사 53.6%
퇴사 경험에서는 과도한 업무보다 성장 기회 부족이 더 크게 부각됐다.
연구자는 이를 토대로 중소기업 퇴사의 핵심 배경이 단순한 업무 과중뿐만 아니라 교육과 성장 기회, 자율성 등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자원의 부족에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분석 대상 가운데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퇴사자의 비율은 53.6%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 같은 결과가 20대 20.9%, 30대 15.9%로 집계된 MZ세대의 높은 이직률을 보여준 선행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는 신입사원이 업무 수행 방식과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조직사회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조기 퇴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한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소진이 심화되고, 소진이 다시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소기업이 청년 인력의 조기 퇴사를 막으려면 입사 초기부터 업무를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온보딩 프로그램과 멘토링 제도를 마련하고, 직원들이 성장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교육·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연구자는 제언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중소기업 퇴사자 전체의 경험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분석 대상이 자발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올린 사람들에 한정돼 있으며, 조회수와 공감을 얻기 위해 일부 경험이 과장되거나 연출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영상 내용의 사실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고 분석 과정에 주관적 해석이 개입될 수 있어, 이번 결과만으로 엄밀한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설문·인터뷰 등을 결합한 혼합연구와 산업·기업 규모별 비교, 장기간에 걸친 데이터 수집을 통해 분석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