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이겨낸 에릭센 또 쓰러져…체내형 제세동기가 살렸다?

박해식 기자2026-06-08 1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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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에릭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에릭센(34)이 경기 도중 또 쓰러졌으나 곧바로 의식을 되찾았다. 덴마크 축구협회는 “에릭센은 의식이 있으며, 상황을 고려하면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프로축구 볼프스부르크 소속의 에릭센은 8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 이스타디온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20분께 가슴 부위를 만지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양 팀 선수들이 에릭센을 둘러싼 가운데 두 팀 의료진이 달려가 응급 처치를 했다. 이후 에릭센은 스스로 걸어서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올라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다.

에릭센은 2021년 덴마크와 핀란드의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다 살아났다. 에릭센은 그 사건 이후 체내형 제세동기(ICD)를 삽입했다. ICD는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을 감지해 전기 자극을 보내 정상 박동을 회복시키는 장치다.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가해 정상 리듬 회복을 돕는다.

다만 ICD가 있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장치는 치명적인 부정맥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실신이나 흉통이 발생한 원인이 반드시 부정맥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덴마크 대표팀 주치의 모르텐 보센(Morten Boesen)은 “에릭센은 스스로 걸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며 “내가 보기에는 ICD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는 잠시 의식을 잃었지만 매우 빠르게 회복했고, 우리는 곧바로 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병원에서 이번 사건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우리는 에릭센은 물론 병원 의료진과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행히 그의 상태가 좋다. 그는 자신은 괜찮다며 선수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에릭센은 이날 선발 출전했으며, 경기는 덴마크가 2-1로 앞선 상태에서 그대로 종료됐다.

에릭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한동안 호흡을 맞춰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그는 처음 심정지로 쓰러졌을 때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 소속이었다.

세리에A 규정상 ICD를 몸에 삽입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그는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그는 2022년 1월 토트넘 이적 전 몸담았던 프리미어리그 브랜트포드 유니폼을 다시 입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에릭센은 이후 약 4년 반 동안 세 개의 클럽에서 150경기 이상 소화했고, 덴마크 대표팀에서도 40경기 이상 더 출전했다.

에릭센은 2022년 2월 BBC와 인터뷰에서 “축구 복귀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ICD가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쓰러진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의료진은 추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향후 선수 생활 지속 여부 역시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운동 중 갑작스러운 실신이나 의식 소실은 심장 질환의 경고 신호일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원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덴마크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는 이번 월드컵과 무관한 두 국가간 평가전이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