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잃은 야생 하마, 사람 품에 폭…“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해”

김수연 기자2026-05-15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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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drick Wildlife Trust 홈페이지 갈무리

어미를 잃고 야생에 홀로 남겨졌던 새끼 하마가 구조 뒤 사육사들의 보살핌 속에서 회복하고 있다. 구조 당시 이 하마는 숨진 어미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코로 어미를 밀며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마는 케냐의 한 보호시설에서 24시간 돌봄을 받고 있으며, 사육사들에게 몸을 기대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6일 미국 피플지에 따르면 케냐야생동물청 수의·포획팀은 어미를 잃은 야생 하마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새끼 하마는 숨진 어미 곁에 머물고 있었다. 하마는 울음소리를 내며 짧은 코로 어미를 밀었다. 어미가 다시 일어나길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구조대는 어미가 최소 하루 전 숨진 것으로 봤다.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자연적인 원인으로 숨졌거나, 영역 다툼 과정에서 새끼를 지키다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숨진 어미 곁을 지키던 새끼 하마가 구조 뒤 사육사들의 24시간 보살핌 속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Sheldrick Wildlife Trust 홈페이지 갈무리

보육시설에 도착한 새끼 하마는 ‘범피’라는 이름을 얻었다. 범피는 따뜻한 우유를 먹은 뒤 붉은 담요에 감싸였다. 사육사들은 범피가 놀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곁을 지켰다.

범피는 사육사 ‘사이먼’ 옆에서 잠들었다. 재단은 “힘든 시간을 보낸 범피가 마침내 안정을 찾은 듯 사이먼의 팔 안에서 깊이 잠들었다”고 전했다.

범피는 구조 직후부터 사람에게 강하게 의지했다. 재단은 범피가 사육사들과 빠르게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 범피가 위로와 접촉을 간절히 원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음 날 범피는 헬기를 타고 차보이스트 국립공원 인근 칼루쿠 보호시설로 이동했다. 함께 탄 사육사는 범피가 긴 이동에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범피는 비행 중 직원의 무릎 위로 올라가 작은 울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 “기대 있을 때 가장 행복”…범피의 회복기

Sheldrick Wildlife Trust 홈페이지 갈무리

범피는 현재 새 보금자리에 적응하고 있다. 하루 대부분을 전용 물웅덩이에서 보낸다. 물놀이를 하지 않을 때는 매트리스 위에서 자거나 사육사의 무릎에 몸을 기대고 쉰다.

셸드릭야생동물재단은 “범피는 안기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며 “누군가의 몸 위나 곁에 기대 있을 때 가장 행복해한다”고 밝혔다.

야생에서 하마 새끼는 여러 해 동안 어미에게 의지한다. 어린 시기에 어미와 떨어진 하마에게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 재단은 범피가 충분히 크고 건강해지면 보호시설 인근 아티강의 야생 하마 무리에 합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재단은 당분간 범피에게 24시간 돌봄을 제공할 계획이다. 범피가 어미를 잃은 충격을 이겨내고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살피겠다는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