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지연시킨 로봇 승객…“멋쩍었는지 ‘댄스쇼’로 보답”

김영호 기자rladudgh2349@donga.com2026-05-06 17:25:00

인스타그램 @elite.event.robotics 갈무리
2일(현지 시간) ABC7 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샌디에이고로 향하던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탑승했다.
이 로봇의 이름은 ‘비밥(Bebop)’으로, 중국 소재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사 유니트리(Unitree)의 ‘G1’ 모델이다. 당시 로봇은 렌털 업체인 ‘엘리트 이벤트 로보틱스’ 직원들과 함께 행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인스타그램 @elite.event.robotics 갈무리
● 62분 지연에 멋쩍은 로봇, 즉석 춤 공연

인스타그램 @elite.event.robotics 갈무리
승무원들은 “로봇의 작동 원리가 무엇인가”, “정확한 구동 방식은 어떠한가”, “장착된 배터리의 상세 종류는 무엇인가” 등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기체가 활주로에 묶이면서 항공기는 예정보다 62분가량 지연됐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로봇은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 간단한 동작 시범이나 춤 공연을 선보였다. 덕분에 승객들의 불만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elite.event.robotics 갈무리
이 때문에 업체 측은 배터리가 분리되어 전원이 꺼진 30kg 상당의 로봇 몸체를 직접 옮겨 싣느라 시간을 더 소모해야 했다.
이번 사건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지연된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업체 측은 이번 해프닝을 교훈 삼아 다가오는 또 다른 비행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는 입장이다. 비밥은 이번 일요일에도 여객기 탑승이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인간을 기준으로 설계된 현재의 항공 및 교통 관련 법이 로봇 상용화 시대에 맞춰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용량 배터리를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특성을 고려해 이를 별도로 관리하는 구체적인 운송 기준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