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라더니 묘목이었다”…중국산 사과묘목 63만 주 밀수 일당 적발

황수영 기자2026-04-30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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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사과묘목 불법 수입 적발 현장. 2026.4.29 사진=뉴스1

수입이 금지된 중국산 사과묘목 등을 대규모로 밀수한 일당이 검역당국에 적발됐다. 적발된 사과묘목만 약 63만 주로,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과수원을 조성할 수 있는 규모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3~4월 묘목·종자류 불법 수입 차단을 위한 기획수사를 벌여 중국산 사과묘목 등을 밀수한 일당 16명을 식물방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역본부 광역수사팀은 최근 컨테이너를 이용한 묘목류 위장 수입과 우편·특송화물을 통한 소량 분산 반입 사례가 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묘목 수요가 급증하는 봄철을 앞두고 이번 기획수사에 착수했다.

● 역할 나눠 조직적 밀수…여의도 1.4배 과수원 규모

사과묘목 압수 현장.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제공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과수묘목 생산업자, 수입업자, 중개인, 물류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검역과 세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수입이 금지된 묘목을 완구나 인테리어 용품 등으로 허위 신고해 여러 차례 불법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물품 대금을 다수 계좌로 나눠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거래하는 등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한 수법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적발된 물품은 중국산 사과묘목 약 63만 주, 복숭아묘목 13만8000주, 복숭아 종자 1161kg, 동남아·유럽산 과채류 종자 18kg 등이다.

특히 사과묘목은 치명적인 식물전염병인 과수화상병의 주요 기주식물이다. 과수화상병은 한 번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을 폐원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커 국가적 재난 수준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식물방역법에 따라 중국 등 대부분 국가로부터 사과묘목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중국산 사과묘목 63만 주는 약 413만㎡, 약 125만 평 규모의 과수원을 조성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4배에 해당한다. 단일 묘목류 밀수 사건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규모로, 국내에 유통됐다면 과수산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검역본부는 올해 3월 묘목 생산업자들이 실제 생산·유통을 앞두고 보관 중이던 불법 수입 묘목을 긴급 압수해 전량 소각하는 등 폐기 조치했다. 또 이번에 적발된 일당 외에 추가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 “한 번 퍼지면 추적 어렵다”…불법 묘목 유통 차단 총력

한편 검역본부는 과거 불법 수입된 과수묘목을 통해 과수화상병이 국내로 유입된 바 있으며,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손실보상 등으로 약 2540억 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불법 묘목이 국내에 한 번 유통되면 여러 사람에게 소량씩 분산되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사실상 어렵다”며 “사과묘목은 과수화상병 기주식물인 만큼 국내 유입 시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상업적 반입은 물론 개인이 무심코 식물류를 들여오는 일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농축산물 불법 수입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신설된 수사전담 조직인 광역수사팀을 확대하고, 식물방역법 개정을 통해 국내 불법 유통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