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 30여마리 폐사…‘죽음의 창고’에 무슨일이?

최강주 기자2026-04-27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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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랜도의 슬로스 월드가 개장 전 나무늘보 30마리 이상이 폐사해 파산을 선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무늘보 전시 시설인 슬로스 월드(Sloth World)가 개장을 앞두고 발생한 집단 폐사 참사로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 30마리 이상 폐사…개장 계획 전면 무산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슬로스 월드의 소유주 벤 아그레스타가 최근 연방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개장 전 확보했던 나무늘보 중 30마리 이상이 연이어 폐사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아그레스타는 인터뷰를 통해 “나무늘보 개체수가 협회(AZA)의 통제를 받게 됐고, 개장 계획 또한 무산된 상황에서 파산 신청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설 내 창고에 남아있던 생존 나무늘보 13마리는 센트럴 플로리다 동물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송된 개체 중에는 임신한 나무늘보 한 마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원 측은 전담 수의사 팀을 통해 이들의 건강 상태와 영양 공급을 면밀히 관리할 예정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현재 격리된 나무늘보들은 일반 관람객의 접근이 제한되며 향후 협회(AZA)와 협력하여 이들이 지낼 장기 수용 시설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폐사 원인 논란…소유주 “정체불명 바이러스 원인”

집단 폐사의 원인을 두고 관리 부실 의혹이 제기되자 아그레스타는 장문의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그는 “추위로 인한 저온 쇼크가 원인이라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며, 사후 검사에서도 감지되지 않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2명의 직원이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했으나 미지의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었다”며 “직원들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례 없는 규모의 집단 폐사가 단기간에 집중된 만큼 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관계 당국의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