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 장이 200억?”…포켓몬 열풍에 절도·사기 ‘급증’

김수연 기자2026-04-2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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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포켓몬 카드가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으면서 절도와 사기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가격이 오르면서 카드 한 장이 수천만 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의 한 카드 매장에서는 올해 2월 설 연휴 기간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운영자는 새벽 보안 경보를 받고 매장으로 이동했으며, 현장에서는 유리창이 깨지고 카드 상자가 흩어진 상태였다.

도난 품목은 현금이 아닌 밀봉된 포켓몬 카드였고, 피해액은 약 1만5000홍콩달러(약 283만 원)로 집계됐다. 범인은 CCTV 10여 대에 페인트를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약 10만홍콩달러(약 1890만 원) 상당의 희귀 카드는 금고에 보관돼 피해를 면했다.

포켓몬 카드는 글로벌 수집 시장에서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튜버 로건 폴이 보유한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가 약 1600만 달러(약 237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 취미에서 투자로…카드 시장 판 커졌다

포켓몬 카드가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으면서 절도와 사기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수집용 카드 거래 시장은 2024년 약 158억 달러(약 23조 4000억 원)에서 2030년 235억 달러(약 34조 8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관련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2025년 10월 이후 포켓몬 카드 관련 전자상거래 사기가 600건 이상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최소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2억 원)에 달한다. 

카드 수요가 다시 늘어난 배경에는 젊은 세대가 있다. 어릴 때 카드를 모았던 사람들이 성인이 된 뒤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다시 수집에 나선 것이다. 일부는 한 번에 수십만 원어치 카드 박스를 구매해, 좋은 카드가 나오면 되팔아 수익을 내기도 한다.

한 20대 수집가는 약 1억2000만 원 규모의 카드 컬렉션을 만들었고, 1400만 원에 산 카드가 현재 약 3000만 원에 거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집가는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 카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 규제 검토·보관 서비스 등장…커지는 시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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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러스트레이터 코우키 사이토우는 자신이 만든 카드가 고가에 거래되는 상황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폰초 피카츄’ 시리즈는 최대 10만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 카드로 꼽힌다.

과열 양상에 따라 규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판매 방식에 대해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연령 제한과 확률 공개 의무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8세 미만 아동 대상 판매를 금지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고가 카드를 따로 보관하는 전용 시설을 만드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값이 비싼 카드를 안전한 곳에 맡기고, 소유권은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사기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카드 사전 주문을 했지만 물건을 받지 못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카드가 단순 취미를 넘어 돈이 오가는 시장이 되면서, 범죄와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