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생긴 빈혈은 ‘빨간불’… 암 2배·사망 위험 최대 8배 ↑

박해식 기자pistols@donga.com2026-04-13 10:31: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인 의학 연구기관인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BMJ 종양학(BMJ Onc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성인기에 새롭게 진단된 빈혈과 암 및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빈혈은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새롭게 빈혈 진단을 받은 19만 57명을 실험군으로 두고, 이들과 연령·성별을 맞춘 빈혈이 없는 19만 57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두 집단을 비교 분석했다.
진단 후 최대 18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에 빈혈이 있는 남성의 6.2%, 여성의 2.8%가 암에 걸렸다. 반면 빈혈이 없는 경우에는 각각 2.4%, 1.1%로 더 낮았다.
사망 위험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빈혈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전체적으로 약 2~3배 높았으며, 특히 진단 직후 몇 달 동안은 최대 6~8배까지 크게 증가했다. 남성은 진단 후 첫 3개월 동안 사망 위험이 8.5배 높았고(HR 8.5), 여성은 같은 기간 6.14배 더 높았다(HR 6.14).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지만 12~18개월까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HR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사건이 발생할 상대적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
연구 제1 저자인 엘리노르 넴란데르 연구원은 “암과 사망 위험은 빈혈이 발견된 직후 몇 달 동안 가장 높았으며, 이후 추적 기간에도 증가된 위험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빈혈 유형에 따라서도 위험 양상이 달랐다.
적혈구 크기가 작은 ‘소구성 빈혈(microcytic anaemia)’은 특히 암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대장암을 포함한 위장관 암과 조혈계 암 위험이 높았다.
조혈계 암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서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생성되고 축적되는 질환이다.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적혈구 크기가 큰 ‘대구성(macrocytosis)’은 암보다는 사망 위험 증가와 더 강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혈구의 크기는 일반 혈액검사에 포함된 ‘평균 적혈구 용적(MCV)’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빈혈이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암을 포함한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빈혈은 위장관 출혈, 만성질환, 영양 결핍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그 배경에는 암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넴란데르 연구원은 “빈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는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일상적인 혈액검사만으로도 어떤 환자를 더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하는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136/bmjonc-2025-001038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