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폐사시킨 바이러스 사람에 전이…“불결한 해산물 눈 질환 유발”

박해식 기자pistols@donga.com2026-04-10 11:20: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해양 동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만성 안질환과 연관됐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속성 안압 상승성 바이러스성 전방 포도막염(POH-VAU)’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 동안 뚜렷한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특이한 점은 이 질환 환자들이 헤르페스나 대상포진 등 일반적인 안구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계속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질환’으로 여겨졌다.
연구진은 ‘잠재적 폐사 노다바이러스(covert mortality nodavirus·CMNV)’에 주목했다.
이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호주의 양식장 새우를 집단 폐사시킨 원인으로 알려진 해양 바이러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 수산과학원 연구진은 2022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해당 질환 환자 70명을 모집해 분석했다.
눈 수술 과정에서 얻은 조직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약 25나노미터(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바이러스 입자가 확인됐다. 반면 건강한 대조군에서는 이러한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CMNV에만 결합하는 항체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해당 바이러스가 해양 동물에서 발견되는 CMNV와 98.96% 일치함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사람을 감염시켰을까.
연구진이 생활 습관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약 75%가 장갑 없이 생해산물을 손질하거나 해산물을 날 것으로 섭취하는 습관이 있었다.
즉, 해산물 손질 과정과 생식이 주요 노출 경로로 지목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단순히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질환을 일으키는지도 확인했다.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생쥐는 사람 환자와 마찬가지로 안압 상승 등 특징적인 증상을 보였다.

안과 환자 중 ‘POH-VAU’ 비율을 나타낸 그래픽. 출처=Nature Microbiology.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중국 등 특정 지역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CMNV는 게와 조개류 등 총 49종에서 발견됐으며, 아시아·아프리카·유럽·아메리카·남극 등 전 세계 해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가 모든 해산물 생식이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안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예방의 핵심은 바이러스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38/s41564-026-02266-x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