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나 두바이 공항에 묶였어”…중동 상황 악용 로맨스 스캠

김수연 기자2026-03-11 11: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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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생성 이미지

중동 정세를 악용한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 사례가 나타나면서 외교당국이 우리 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의 촬영 규정도 엄격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주두바이 총영사관은 최근 SNS나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접근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로맨스 스캠은 의사, 셰프, 재력가, 유엔(UN) 군 장교 등 전문직이나 군인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사기 수법이다. 장기간 연락을 이어가며 친밀감을 쌓은 뒤 각종 이유를 들어 돈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사진이나 위조 문서를 보내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중동 상황을 이용한 사례도 등장했다. 두바이 공항에서 통관 문제나 여권 문제로 억류돼 있다며 벌금이나 변호사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총영사관은 이런 사례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범죄라고 설명했다.

총영사관은 SNS 등으로 알게 된 지인이 여러 이유를 들어 금전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실제 문제가 발생하면 두바이 공항과 이민청, 경찰청 등과 협력해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공항에서 영상 찍다가 경찰에 억류

두바이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는 촬영 행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5일 우리 국민 1명이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영상을 촬영하다 공항 경찰에 체포됐다가 총영사관의 협조로 약 1시간 만에 풀려난 사례가 있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영국과 인도 등 다른 나라 국민 6명도 공항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다 체포된 사례가 있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20만 디르함(약 8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벌금을 납부할 때까지 출국이 제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영사관은 당시 사건 이후 두바이 경찰청에 재발 방지를 약속한 상황이라며, 우리 국민이 같은 위반 행위를 할 경우 앞으로도 훈방 조치가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UAE는 국가 안보와 공공질서 유지,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정부 시설이나 보안 관련 시설 등 특정 장소에서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고액의 벌금이나 구금, 징역형, 추방, 재입국 금지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총영사관은 공항 등 주요 시설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