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1만원 훌쩍…‘3000원 한 끼’ 편의점으로 몰린다 [요즘소비]

황수영 기자2026-02-27 07:30:00
공유하기 닫기

25일 경기 수원시 한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간편식으로 점심을 먹고 있다. 연일 치솟는 외식 물가로 식사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도시락이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 원을 넘어서는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식사 선택이 외식에서 편의점 간편식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김밥과 삼겹살 등 대표 서민 외식 메뉴 가격이 잇따라 오르자 직장인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2000~5000원대 ‘편의점 한 끼’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 한 줄 가격은 3723원으로 전월보다 23원 상승했고, 삼겹살 1인분 평균 가격 역시 1만7769원으로 154원 올랐다. 외식 대표 메뉴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체감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외식비는 전년 대비 최대 6.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 외식 대신 편의점…‘가성비 한 끼’ 소비 이동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의점 간편식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판매 지표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CU의 간편식 매출은 2023년 26.1%, 2024년 32.4%, 2025년 17.1% 증가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과 김밥 매출이 약 20%, 삼각김밥은 15% 증가했고, GS25 역시 삼각김밥 매출이 37.6%, 도시락은 23.1% 늘었다.

업계에서는 개강 시즌과 1인 가구 증가, 고물가 장기화가 맞물리며 편의점 간편식이 ‘대체 식사’에서 ‘일상 식사’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 2000~5000원대 식사 늘린 편의점…아침부터 도시락까지 선택 확대

편의점 업계는 최근 간편식을 ‘저렴한 대체 식사’ 수준을 넘어 시간대별 한 끼 수요에 맞춘 상품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격과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메뉴를 찾자, 편의점들도 2000~5000원대 상품 구성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CU는 이달 간편식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3000원 안팎 가격대 상품을 확대했다. 밥과 반찬을 분리한 2단 구조 도시락이나 덮밥·김밥·삼각김밥 등 부담을 낮춘 메뉴가 중심이다. 토스트와 샌드위치 등 3000~4000원대 아침 식사용 상품군도 강화하며 출근길 수요 공략에 나섰다. CU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식사 대용 간편식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BICK 더 키친’ 및 ‘득템’ 간편식 시리즈 상품. 사진=CU 제공 


세븐일레븐 역시 2000원대 삼각김밥부터 5000원대 도시락까지 가격 구간을 넓힌 간편식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중량과 토핑을 강화한 상품을 통해 ‘가성비 한 끼’ 수요 대응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부담 없이 식사를 해결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메뉴 중심으로 간편식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도초과 푸드 간편식.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GS25는 시즌별 기획 도시락과 할인 행사를 병행하며 간편식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인기 상품인 ‘혜자로운 돌아온 도시락’ 시리즈 일부는 출시 한 달 만에 40만 개가 판매되는 등 안정적인 한 끼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식사가 간식이 아닌 일상적인 끼니로 자리 잡고 있다”며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고려한 간편식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혜자로운 시리즈’ 도시락과 ‘이달의 도시락’ 상품. 사진=GS25 제공


업계에서는 외식 물가 상승이 이어질수록 편의점 간편식이 ‘보조 선택지’에서 ‘주요 식사 채널’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대와 식사량에 따라 메뉴를 조합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편의점 간편식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