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상처 핥았을 뿐인데…패혈증으로 사지 절단

박해식 기자pistols@donga.com2026-02-25 09:45: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B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에 사는 50대 여성 만짓 상하(56)는 지난해 7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작스럽게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일요일 저녁 약국에서 퇴근 후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낀 것이 시작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이 발견했을 때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입술은 파랗게 변해 있었고 손과 발은 얼음처럼 차가웠으며, 호흡도 곤란했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만짓 상하 씨는 중환자실에서 여섯 차례 심정지를 겪었고, 의료진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녀는 무릎 아래 양쪽 다리와 양손을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어떻게 24시간도 안 돼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토요일에는 개와 놀고 있었고, 일요일에는 출근했는데, 월요일 밤에는 혼수상태에 빠졌으니까요”라고 남편 캄 상하(60)가 BBC에 말했다.
● 패혈증은 ‘중증 감염’ 아냐…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상태
패혈증은 단순한 감염이 아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이다. 감염에 대응해야 할 면역체계가 통제력을 잃고, 오히려 자신의 조직과 장기를 공격하면서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만짓 상하 씨의 경우도 불과 24시간 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응고되는 파종성 혈관내 응고(DIC)라는 희귀 합병증까지 발생했고, 장기 손상이 급격히 확산됐다.

의료진은 만짓 상하 씨의 몸에 난 작은 상처를 애완견이 핥은 후 치명적인 패혈증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녀는 결국 양손과 양발을 모두 잃었다.
성인의 주요 경고 신호는 다음과 같다.
- 말이 어눌해지거나 의식이 혼탁해짐
- 극심한 오한 또는 심한 근육통
-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짐
- 피부가 얼룩지거나 창백·보라색으로 변함
- 손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가워짐
이 중 여러 증상이 짧은 시간 안에 동시에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 개의 침이 위험한 이유?
일부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개 침에는 살균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의료계의 입장은 명확하다. 개와 고양이의 입속에는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세균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 없이 지나가지만, △상처가 있을 때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일 때 △세균이 혈류로 침투할 경우 치명적인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패혈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한 번 시작되면 의료진조차 경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 국내 애견 인구 1500만 명 시대, 사람이 조심해야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건 특별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상처, 아주 사소한 순간이 인생을 바꿀 수 있어요. 패혈증은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