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가리니 인식 못하는 AI…개인정보위, 자율주행 데이터 규제 손본다

뉴시스(신문)2026-01-23 16:10:32

뉴시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율주행차·로봇 관련 기업 간 개인정보 규제 합리화 현장간담회에서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와 혁신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만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자율주행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자동차, 뉴빌리티, 우아한형제들, 카카오모빌리티,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등 6개 기업이 참석했다.
◆“가명처리하면 AI 돌발 상황 대응력 떨어져”…개인정보위, 규제 손본다
이후 간담회에서 개인정보위는 AI 기술 개발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인정보 규제 합리화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현행 법령상 정보주체 동의 없이 수집된 영상 데이터는 모자이크 등 가명처리를 거쳐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기술 고도화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얼굴, 시선, 미세한 움직임 등을 파악해 실제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데 가명처리 과정에서 이러한 정보가 훼손되면 AI의 인식 정확도와 돌발 상황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가명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 역시 신속한 AI 학습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정보위는 적법하게 수집된 개인정보로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강화된 안전조치를 전제로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원본 데이터를 가명처리 없이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AI 특례’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익명·가명처리로는 AI 기술 개발이 어렵고 공익·사회적 목적에 해당하며 정보주체나 제3자의 이익 침해 우려가 현저히 낮은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다.
◆원본 영상 활용, 망분리 족쇄 풀고 제도화 속도
또 개인정보위는 영상 원본 활용이 필요한 장소를 기업 책임하에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안전조치 기준을 합리화한다. 기존에는 외부망이 차단된 분리 공간에서만 영상 원본 처리가 가능해 클라우드나 외부 연산 자원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송구간 암호화, 접근권한 관리 등 상응하는 보호조치를 전제로 보다 다양한 개발 환경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위는 규제샌드박스, 사전적정성 검토, 비조치 의견서 제도를 활용해 AI 개발 기업의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고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AI 특례를 실증에 그치지 않고 법제화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다만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수집하는 대규모 영상 데이터에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투명하고 책임 있는 데이터 활용 체계를 구축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고객의 신뢰 확보를 위한 기본 전제이며 AI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참석 기업 관계자들은 개인정보위의 규제 합리화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최근 자율주행 AI 분야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신속하게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