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음 타깃은 쿠바?…“베네수發 석유·자금 전면 차단”[지금, 여기]

김보라 기자2026-01-12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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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로 지원되던 석유와 자금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3일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의 또 다른 반미(反美) 국가인 쿠바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더 이상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로 가는 석유나 돈은 없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쿠바)이 너무 늦기 전에 합의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썼다. 그는 같은 날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향후 쿠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X 게시물 캡처 이미지를 올린 뒤 “좋은 생각”이라고 쓰기도 했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 혁명 뒤 수립된 쿠바 공산정권은 그간 미국과 적대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1962년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던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도 발생했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약 150km밖에 떨어지지 않아 러시아와 중국 등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거점으로 인식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플로리다주 남부의 표심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쿠바 공산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온 수십만 명의 쿠바계 미국인이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남부 플로리다주에 거주하기 때문. 이들은 쿠바에 대한 강경 정책을 지지한다. 루비오 장관 역시 오랫동안 쿠바의 정권 교체를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 “지금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그냥 무너질 거라 생각한다”며 쿠바의 붕괴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실제로 쿠바는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미국의 각종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역시 반미 성향인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수입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더는 베네수엘라를 통한 석유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로 인한 에너지난도 이미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X에 “쿠바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권 국가이며, 누구도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쿠바 국민들은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조국 방어를 위해 흘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