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베네수엘라…“부패 설계자가 다시 권력 잡았다”

최강주 기자gamja822@donga.com2026-01-07 11:48:00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도심 광장에 구름 인파가 모여 국기를 흔들며 축하하고 있다. 사진=@adriandunokingz
샴페인은 터졌고 환호는 가득했지만, 베네수엘라의 봄은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돼 압송된 직후 베네수엘라 전역에 번졌던 해방의 환희는 급격한 공포 정국으로 반전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5일 비상사태 포고령을 발효했다.
이번 포고령은 미국의 무장 공격을 지지하거나 환영한 모든 인물을 ‘국가 반역자’로 간주해 즉각 수색·체포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회 및 이동의 자유 제한, 시위권 정지 등 광범위한 기본권 박탈이 포함됐다.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반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과 언론 탄압에 나섰다. 사진=X, ⓒ News1
정권 유지의 총구는 다시 언론과 시민을 향했다. 전국언론노동자조합은 이날 외신기자 11명을 포함해 최소 14명의 언론인이 군 방첩 요원에 의해 강제 구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도 카라카스 전역에는 친정부 무장 조직인 ‘콜렉티보’가 배치돼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무차별 검열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 공습 지지 여부를 색출하는 등 삼엄한 감시망을 가동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권력의 공백은 마두로 정권의 실세였던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메웠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의회에서 임시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쳤다. 군부 고위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충성을 맹세하며 기존 권력 구조의 공고함을 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현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나라를 정상화하고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고문, 박해, 부패의 주요 설계자가 다시 권력을 잡았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호소했다. 마두로 없는 베네수엘라에 ‘마두로식 공포 정치’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