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비행기에서 꿀잠?…전문가들 “혈전 위험”

김수연 기자xunnio410@donga.com2025-12-30 16:30:42

틱톡 갈무리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최근 SNS에는 비행기 좌석에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올린 뒤 안전벨트를 다리에 걸어 몸을 고정한 채 잠을 청하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 자세가 침대에서 웅크리고 자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영상은 수백만 회 이상 조회되며 빠르게 확산됐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이코노미석에서도 그나마 잘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좁은 좌석에서 잠을 설쳐본 경험이 있는 여행객들은 솔깃할 만한 자세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팔다리 깊은 곳에 위치한 정맥 안에 혈액이 굳어 덩어리를 이루는 질환이다. 이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폐 혈관을 막으면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보통 한쪽 다리가 눈에 띄게 붓거나 묵직해지고,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열이 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정신과 전문의 캐럴 리버먼 박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리를 강하게 접고 비튼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리가 복부를 압박해 소화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심혈관계 부담으로 부정맥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 안전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사라 넬슨 미국 승무원 노조위원장은 “안전벨트는 허리 아래에 낮고 단단하게 착용해야 한다”며 “이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승무원의 안전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고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전직 승무원 재클린 휘트모어 역시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이 자세는 주변 승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며 “불가피하게 몸을 웅크리더라도 옆이나 앞좌석 승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