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마트서 식료품 훔쳐 달아난 산타들 왜?

송치훈 기자sch53@donga.com2025-12-22 06:35:11

사진=인스타그램
1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로뱅 데 뤼엘’(Robins des ruelle·골목의 로빈들)라는 이름의 단체가 벌인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부유층의 재산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현대판 ‘로빈 후드’라 자처하고 있다.
빨간색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얼굴을 가린 이 단체 소속 약 40명은 한밤중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대형마트에 들어가 수천 달러 상당의 식료품을 가방에 담은 뒤 사라졌다.
이들은 ‘굶주림이 수단을 정당화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은 인플레이션을 명분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 곳에서 음식을 사기 위해 점점 더 많이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기업이 우리의 기본적인 필요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이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빼내기 위해 시민들을 계속 옥죄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공공 광장에 훔친 식료품 중 일부를 두었으며, 나머지는 지역 푸드뱅크를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잊지 말라. 굶주림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마트를 보유한 메트로(Metro)는 성명을 통해 절도는 범죄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 자신들이 2025년에 115만 달러(약 17억 원)을 기부하고 8100만 달러(약 1200억 원) 이상의 식료품을 제공했다고도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