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2조 보유…애국여성 구함” 中남성 구혼광고 시끌

김영호 기자2025-12-16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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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조 원을 주장하는 중국 30대 남성이 ‘애국심’을 배우자 조건으로 내걸고 공개 구혼해 화제다. 수백 명이 몰렸지만, 일각에선 주가 조작을 노린 사기극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도우인 갈무리

자산 2조 원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중국의 30대 남성이 공개 구혼에 나서 화제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주가 조작을 노리고 관심을 끄는 ‘사기꾼’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30대 남성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파격적인 구혼 광고를 올렸다.

● “돈은 내가 많으니 당신은 ‘애국심’만”

그가 밝힌 본인의 순자산은 100억 위안(약 1조9500억 원)으로, 다진 중공업(Dajin Heavy Industry)과 그랜드 선너지 테크(Grand Sunergy Tech) 등 10여 개 상장 기업의 대주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고양이 4마리를 키우고, 인품이 선량하고 대범하며, 휴대전화 검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미래의 신부에게 요구한 ‘사상 검증’이다. 그는 자신을 “극도로 애국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이라고 정의하며, 아내 역시 “나와 같은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류신 씨가 SNS에 올린 구혼 광고글. 그는 자신을 ‘키 185cm의 90년대생 자산가’라고 소개하며 “재력은 상관없지만 외모는 본다. 아이를 많이 낳고 나처럼 사랑에 올인할(러브 브레인) 여성을 원한다”고 적었다. 도우인 갈무리

반면 “나와 재력이 맞는 사람을 찾는 건 어차피 비현실적”이라며 재산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자녀를 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독일 명문대 학사 출신이라 주장한 그는 중국 옌타이와 항저우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자산가’라고 강조했다. 실제 공개된 사진에는 명품 셔츠를 입고 롤스로이스 앞에 선 모습이 담겼다. 얼굴이 담기지는 않았지만, 외모에 대해서는 “꽤 뚱뚱하지만 절대 못생기지는 않았다”고 자평했다.

● 수백 명 줄 섰지만…“주가 띄우기 위한 사기극” 의혹 제기

공개 구혼 중인 30대 중국 남성이 공개한 자신의 차량들. 도우인 갈무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가 광고에 개인 메신저 계정을 공개하자 하루에 수백 건의 친구 신청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혼 게시글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일부 여성들은 자신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댓글로 올리며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누리꾼들은 사이에선 “개미 투자자들을 유혹해 손해를 끼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진짜 재력가라면 상류층끼리 중매 행사를 열어 조용히 짝을 찾았을 것”이라며 “굳이 온라인에 떠들썩하게 광고를 하는 건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그는 “시세 조종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반박했다. 또한 그는 “진지하게 아내를 찾고 있으며, 교제가 확정되면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