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조부의 성에 감금”…전두환 손자 ‘가족사 은유 웹툰’ 공개

최재호 기자cjh1225@donga.com2025-12-15 16:20:00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2023.3.29 뉴스1
전 씨는 지난 4일 인스타그램에 “정신을 놓은 것 같다”는 짧은 글과 함께 AI로 제작한 웹툰을 처음 게시했다. 웹툰은 전 씨 자신을 투영한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개인의 상처와 기억을 서사적으로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전우원 씨, 자신 투양한 ‘몽글이’ 캐릭터로 웹툰 연재

전우원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AI 웹툰. 전우원 씨 인스타그램 캡처
가족 구성원 역시 상징적으로 표현됐다. 몽글이의 어머니는 순한 양으로, 조부모와 아버지, 새어머니는 검은 양으로 묘사된다. 특히 아버지 캐릭터는 붉은 눈으로 그려져 위압적이고 공포스러운 존재로 등장한다.
이야기는 몽글이가 태어난 뒤 어머니의 울음이 일상이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버지는 TV를 보며 “야, 몽글아. 저 여자 너무 예쁘지 않냐?”고 말한 뒤 집을 나서고, 이후 외도를 암시하는 장면과 함께 상대 여성이 어머니에게 모욕적인 말을 던지는 장면도 등장한다.
몽글이의 어머니는 외할아버지 사망이후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병원 생활을 이어간다. 몽글이는 웹툰 내에서 도우미에게 맡겨지지만 1년에 한 번씩 도우미가 바뀌고, 운전기사로부터 학대당하기도 했다.
● ‘거대한 성’과 유학 시절…폭력·고립 경험 고백

고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한 손자 전우원 씨가 28일 오전 마약 투약 혐의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연행되고 있다. 2023.3.28 뉴스1
이후 몽글이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아버지의 재혼과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며 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이 시점을 두고 “나의 세상은 그렇게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표현했다. 유학 생활에서도 언어와 문화 차이 속에 따돌림과 폭행을 겪었고, 유학 과정에서 입학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몽글이는 가족 관련 뉴스를 검색하다 조부의 과거사를 접한 뒤 “사람들이 나를 괴롭히는 이유가 할아버지 때문일까”라는 자문을 던진다. 새어머니에게 쫓겨났다는 주장 역시 웹툰에 포함됐다.
현재 공개된 웹툰은 몽글이의 유학 시절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각 화 말미에는 ‘TO BE CONTINUED’라는 문구가 삽입돼 추가 연재를 예고하고 있다.

5·18 학살과 헌정 질서 파괴 주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부활제에 참석해 광주시민을 향해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