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여행’은 전국 인구감소지역에서 시도해 볼 사업이 아니라 필히 시도해야 할 사업”

정승호 기자shjung@donga.com2025-12-07 10:47:00

강진원 전남 강진군수는 “반값여행‘이 지역을 살리고 더 나아가 국가에도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군이 시행한 ‘반값여행’이 최근 국내 문화·관광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반값여행은 관광객이 강진에서 쓴 돈의 절반을 개인에겐 최대 10만 원, 2인 이상 팀에겐 최대 20만 원까지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관광정책이다. 아이디어를 낸 강진원 강진군수는 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반값여행은 관광을 넘어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살리는 실질적인 대안이었다”며 “강진이 대한민국 지역 정책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 군수와의 일문일답.
―반값여행이 전국적으로 인정받았다.

강진군은 ‘반값여행’으로 ‘2025 한국 관광의 별’ 혁신 관광정책 부문 대상을 받았다. 강진군 제공
“강진은 1차산업과 자영업 비중이 높고 재정 여건도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단순히 관광객을 많이 오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에 여행비 혜택을 드리고 그 돈이 강진의 농특산물과 식당, 상가 등에서 쓰이도록 해 그 소비가 군민의 매출과 소득으로 이어지게 했다. 이젠 전국 인구감소 지역에서 시도해 볼 사업이 아니라 필히 시도해야 할 사업이 됐다.”
―어려움은 없었나.
―지역경제에 얼마나 보탬이 됐나.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43만 명이 늘었다. 군 직영 온라인쇼핑몰인 ‘초록믿음강진’ 매출은 전년 대비 27억 원이나 증가했다. 군민과 공무원이 홍보에 나선 결과 올해는 사업 시행 4개월 만에 본 예산 24억 원이 전액 소진됐다. 3만9066팀이 반값 여행에 참여해 강진에서 106억 원을 소비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 49억2000만 원(총 투입예산)이 반값여행 지원금으로 지급됐다. 이 가운데 37억3000만 원이 관내 가맹점에서 다시 사용되며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순환 효과를 냈다.”

올 8월 강진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회 하멜촌 맥주축제는 ‘반값관광’과 어우러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강진군 제공
“반값여행은 강진의 역사와 문화, 자원, 음식, 축제를 전국에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전국 자치단체가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국무회의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정부는 2025년부터 강진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 ‘지역사랑 휴가지원제’를 전국 20곳에 시범 도입한다. 총 65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며 지역에서 시작된 실험이 국가 정책으로 확장되는 전례 없는 사례로 기록됐다.“
“‘십자형 관광발전 전략’으로 방문 인구 700만 명 시대를 열겠다. 남해선 철도와 강진~광주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교통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만큼 셔틀버스·관광택시를 늘리고 코레일과의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철도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광주와는 상생형 반값여행, 공동 지역화폐 등으로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지역경제로 연결하겠다. 가우도 ‘빛의 숲 관광갤러리’, 루지·익스트림 체험장, 월출산 센트럴파크 등 신규 관광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