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찍고 하락한 금값, 저점 매수 기회일까

이슬아 기자island@donga.com2025-11-08 09:21:00

금 가격이 10월 중순 이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GETTYIMAGES
한때 온스당(1온스=약 28g) 4400달러(약 636만4000원)를 눈앞에 뒀던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최근 390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꺾이면서 10%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었던 국내 금 현물 가격은 10월 15일(종가 기준) 온스당 22만7000원에서 11월 5일 18만9770원으로 16% 넘게 내렸다.
국제 금값 3900달러대서 횡보
앞서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긴 미·중 무역 갈등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일단 봉합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30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 원료의 펜타닐 유입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관세를 10%p 인하하고, 중국은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양국 정상의 회담 일정이 공개된 이후 자산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안전자산 가격은 내리고 주식 등 위험자산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 가격 급락에 대해 “낙폭이 크긴 하지만 급등 후 횡보는 전형적 패턴”이라고 설명한다. 조 대표는 “금값은 원래 계단식으로 오른다”며 “올해도 5~8월 4개월간 길게 횡보한 다음 9월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 가격은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그리고 당장 내년만 해도 상승할 수 있는 계기가 많다”면서 “이렇게 ‘큰 할인’이 들어갔을 때 매수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조정 국면을 활용해 적극적인 금 매입에 나서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월 28일~11월 4일) 동안 원자재 부문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많은 신규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ACE KRX금현물’이었다(표 참조). 유입 규모는 942억 원에 달했다. ‘ TIGER KRX금현물’이 387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10월 28일 ‘ACE KRX금현물’과 ‘ TIGER KRX금현물’은 모두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진 상태였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13호에 실렸습니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