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비아그라’ 먹고 코피-출혈…美서 혈소판 감소 부작용 발견

최강주 기자gamja822@donga.com2025-07-07 14:06:00

미국의 24세 남성이 정체불명의 발기부전제를 복용한 뒤 몸 곳곳에 멍이 들고, 코피와 잇몸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심각한 혈액 이상 증상을 보였다. 이는 비아그라 성분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한 첫 사례다. (사진=Cureus)
미국의 24세 남성이 무허가 발기부전제를 복용한 뒤 몸 곳곳에 멍이 들고, 코피와 잇몸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심각한 혈액 이상 증상을 보인 사례가 학술지에 보고됐다.
의학저널 큐어어스(Cureus)는 지난달 30일, 비아그라 유사 성분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한 첫 사례로 해당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 “혈소판 수치 4000개…피가 안 멎어”
해당 남성은 병원 내원 3일 전부터 팔·다리·복부에 보라색 자반(핏줄이 터져 생기는 멍)이 생기고, 코피와 잇몸 출혈이 반복되는 증상을 보였다.
■ 가족이 약 정체 찾아내…‘라이노 69’의 함정

미국의 24세 남성이 정체불명의 발기부전제를 복용한 뒤 몸 곳곳에 멍이 들고, 코피와 잇몸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심각한 혈액 이상 증상을 보였다. 이는 비아그라 성분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한 첫 사례다. ⓒ 뉴시스
처음 환자 본인은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이 가져온 포장지를 통해 ‘라이노 69 플래티넘 1000’이라는 무허가 발기부전제를 2주간 복용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미국 내 일부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불법 성기능 보조제로, 환자도 주유소에서 구매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제품이 비아그라 성분을 몰래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성분 표시가 없어 수차례 리콜과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의료진은 이 보조제의 숨겨진 성분이 면역계 반응을 유도해 혈소판을 급격히 파괴한 것으로 진단했다.
■ 무허가 보조제…“숨은 성분, 면역계 자극할 수도”

미국의 24세 남성이 정체불명의 발기부전제를 복용한 뒤 몸 곳곳에 멍이 들고, 코피와 잇몸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심각한 혈액 이상 증상을 보였다. 이는 비아그라 성분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한 첫 사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환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면역글로불린(IVIG) 치료를 받은 지 이틀 만에 혈소판 수치가 6만 6000개/μL까지 회복했다. 이후 외래 치료를 이어가며 스테로이드를 점차 줄였고, 1년 넘게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 중이다.
특히 이 같은 ‘약물 유발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DITP)’은 빠르게 진단하고 원인 약물을 끊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